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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으로 '마음을 여는' 선생님

이대욱 기자

입력 : 2012.05.16 02:51|수정 : 2012.05.16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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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5일)가 스승의 날이었죠. 앞이 보이지 않지만 마음의 눈으로 제자들을 이끄는 선생님 한 분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중학교 영어 선생님, 김경민 씨 출근길에는 시각 장애 안내견 '미담이'가 항상 함께 합니다.

[김경민/영어교사/1급 시각장애인 : 방송 너무 의식 하지마, 긍정적으로 의식해. 긍정적으로. 그래도 평소처럼 하면 안 되겠지. 평소처럼 하면 망신이다, 망신.]

수업이 시작되자, 김 선생님의 목소리엔 활기가 돕니다.

수업 시간은 서당개 2년째인 '미담이'에겐 달콤한 휴식 시간입니다.

12살 때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었지만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미담이와 함께 대학을 다니며 각고의 노력 끝에 수석 졸업의 영예와 함께 교원 임용고시에도 무난히 합격했습니다.

[일반 학교에 가서 영어교사를 해야겠다. 그리고 제가 일반학교에 가서 하는 것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골을 좀 좁힌는 데에 있어서도 노력을 많이 할 거고….]

눈이 보였더라면 조금 더 학생들과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텐데 가끔씩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소리로 알아가기 때문에 존재감이 없는 친구들은 잘 몰라요. 관심은 다 있는데 눈이 다 미치지 못한다는 게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시각장애인으로서 일반학교 교단에 올라 자신의 꿈을 실현한 김 선생님의 모습은 그 자체가 훌륭한 교훈입니다.

[정예인/서울 인왕중학교 1학년 : 다른 사람들보다 2~3배는 더 해야 하잖아요. 저도 선생님처럼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지 이제 2년.

보이지 않는 만큼, 마음과 귀를 열고 참 스승의 길을 가고 싶다는게 김 선생님의 한결같은 바람입니다

[김경민/영어교사/1급 시각장애인 : 선생님이 먼저 학생을 포기하면 이미 학생은 선생님을 포기한 뒤예요. 선생님이 끝까지 물고 늘어질 때 학생이 포기하려다가 되는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교사를 시작한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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