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취재파일] 동성결혼 '진화하는 오바마'

신동욱 기자

입력 : 2012.05.10 11:08|수정 : 2012.05.10 11:13


'동성결혼' 

미국 정치를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큰 쟁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때문에 선거, 특히 대선 때만 되면 예외없이 동성 결혼 이슈가 쟁점으로 부상합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의 동성결혼 논란에 불을 당긴건 조 바이든 부통령이었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이 며칠 전 텔레비전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개인적으로 동성결혼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현직 부통령의 발언이어서 개인적으로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올해가 선거의 해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겠죠.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생각을 밝히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민주당내에서 "왜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느냐"라는 논쟁이 물밑에서 일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뒤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이 진화하고 있다"고만 말해 왔습니다. '진화(EVOLVING)' 참으로 정치적인 단어 선택입니다. 찬성론자들에겐 조만간 오바마가 동성결혼에 찬성한다고 말하겠구나라는 기대감을 주고 , 반대론자들에게는 반대하지만 어쩔수 없이 저렇게 얘기하겠거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어찌됐건 아직도 오바마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말 대통령 선거 전에 무수히 많은 질문을 받을 것이고 결국은 찬성한다는 발언이 나오지 않을 까하는 분석이 있습니다만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미지
최근 워싱턴 포스트와 ABC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2%가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대는 42%에 그쳤습니다. 동성결혼도 개인이 누려야 할 중요한 인권이다라는 의식이 갈수록 강해지는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오바마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은 아직도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정치인이라고 해서 물론 표만 따라가는 건 아닐 겁니다. 중요한 대목에서 개인의 소신이 표와 같이 간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고민을 할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상황에서 오바마가 동성결혼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건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때때로 정치인들이 불리함을 무릅쓰고서라도 분명한 가치와 소신을 선택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합니다. 때문에 오바마가 언제까지 '진화'라는 애매모호한 단어로 이 문제에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금 오바마 진영에서는 과연 어느쪽이 더 이득이 될 것인지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을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말하는 동성결혼에 대한 '진화'의 종착지가 어디가 될 것인지, 미 대선이 가까와 올수록 논란은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