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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천광청 문제로 대중외교 '고민'

입력 : 2012.04.30 01:04

캠벨, 조기 방중…롬니, 중국 인권 이슈화


최근 가택연금 상태에서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시각장애인 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의 신변 문제를 놓고 미국 정부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란 핵개발 의혹, 시리아 사태, 한반도 긴장 등의 외교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극도로 꺼리는 인권문제를 이슈화하지 않을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초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4차 미ㆍ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양국관계는 간단치 않은 '외교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미 언론 등에 따르면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이날 당초 일정보다 며칠 빨리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는 현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함구로 일관했으나 미 외교가에서는 전략경제대화 전에 중국 정부와 천광청 문제를 조율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이날 "미 행정부가 천광청 문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미 양국의 최고위급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논의할 북핵문제, 위안화 개혁 등의 핵심 이슈가 천광청 문제에 묻힐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의 실각 파문에 이어 천광청의 탈출로 또다시 추한 모습이 부각되는 것을 걱정하는 중국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망명 변호사에 대한 보호 문제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방중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미국 외교가 난감한 시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천광청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중국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미국이 최근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꺼리고 있는 것도 이런 고민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클린턴 장관은 지난해 11월 하와이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천광청의 가택연금을 예로 들며 중국의 인권문제를 비판했으며, 당시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연일 계속되고 있으나 "그 문제에 대해 말할 게 없다"는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천광청 사태를 계기로 중국 인권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슈화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미 당국자들은 천광청과 가족들이 또다른 박해에서 보호받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 사안은 중국의 광범위한 인권문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대중 정책은 인권침해에 직접 맞서야 한다"면서 "미국의 중국의 개혁을 촉구하고 자유와 싸우는 사람들을 지지하기 위해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