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9백만원짜리 단돈 9천원에…해커의 기막힌 '조작'

정경윤 기자

입력 : 2012.04.18 13:31|수정 : 2012.04.18 16:12


900만 원에 달하는 자동차 용품을 단돈 9000원에 사들인 해커, 그의 기막힌 범죄 행각이 드러났습니다.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가 되고 싶던 20살 이 모 씨는 우연히 인터넷 쇼핑몰 결제시스템의 취약점을 발견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결제대행업체의 결제모듈로 물품 대금을 결제하도록 돼 있는데, 쇼핑몰의 물건 주문 페이지가 암호화돼 있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된 겁니다.

이 씨는 결제정보가 결제대행사에 전달되기 전, 쇼핑몰 주문 페이지를 해킹해 결제정보를 조작했습니다.

물건 가격 900만 원을 9000원으로 바꾸는 겁니다.

결제대행사에는 이렇게 물품 가격이 바뀐 채 전달됐고, 실제 물품 가격과 비교하지 않은 채 9000원에 결제를 승인해 줬습니다.

이 씨는 이렇게 정가의 10%도 안 되는 헐값에 물건을 배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씨의 행각은 갈수록 대담해졌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4200만 원 어치의 수입타이어와 오일을 배송받아 장기 리스로 구입한 고급 스포츠카에 사용해 자동차 경주를 즐기기도 했고, 1억 9000만 원 어치의 모바일 상품권을 구입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1억 원 이상을 현금으로 바꿔 유흥비로 썼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이런 방식으로 물건을 사들여 개인용도로 쓰거나 중고 시장에 비싼 값에 되팔아 2억 7000만 원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정작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단순한 내부 전산 오류로 생각하고 피해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결제대행사에서 실제 물품 가격과 결제 금액을 비교해주는 기능을 별도의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 쇼핑몰에서 이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고, 수많은 주문내역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이 씨를 구속하는 한편, 쇼핑몰이 결제 금액을 비교해 문제가 생길 경우 자동결제 취소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