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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간 2차례 토네이도 살아남은 할머니

입력 : 2012.04.18 07:38

"신이 나를 남겨 둔 이유 꼭 이뤄낼 것"


지난 1947년 4월9일 미국 오클라호마주(州)가 강력한 토네이도에 난타당했다.

당시 우드워드 타운 오크 애비뉴의 아파트에 혼자 있었던 23세의 사무실 보조원 윌마 레이크(여)는 테이블 밑으로 몸을 피한 덕분에 용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우드워드에서만 최소 107명이 사망했고 1천여 채의 가옥과 점포가 파괴된 이 토네이도는 오클라호마를 덮친 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윌마 레이크는 이후 엘든 넬슨과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낳아 길렀으며 남편과는 사별했다.

올해 87세인 넬슨 할머니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또다시 집에 혼자 있다가 자정이 지났을 무렵 라디오 일기예보를 통해 토네이도 경보를 접했다.

우드워드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토네이도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맨발에 파자마 차림으로 침실 벽장에 몸을 숨겼다.

아들이 애지중지하는 애완견인 '슈거'를 함께 데려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바람이 너무 강했다. 폭탄 터지는 듯한 소리를 듣기 전에는 나갈 수 없었다. 아마 지붕이 날아가는 소리였을 것"이라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번 토네이도로 우드워드 주민 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으며, 89채의 주택과 13개의 점포가 망가졌다.

하지만 넬슨 할머니는 65년 전과 마찬가지로 기적처럼 살아남았다.

조그만 나무판자를 이마에 맞기는 했지만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토네이도가 강타한 이후 넬슨 할머니를 처음 찾아간 손자 셰인 셈믈은 "할머니가 집과 다른 것들을 걱정했고 애완견인 슈거를 안전을 염려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우드워드를 덮친 토네이도는 65년 전과 비교하면 강도가 훨씬 약했지만 당시 살아남은 1만5천명에게는 과거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데 충분했다.

우드워드 곳곳에 과거의 상흔이 남아있긴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런 불행이 다시 닥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넬슨 할머니가 살고 있는 로빈 드라이브의 건물들은 대부분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도로 표지판이 아니면 그곳이 로빈 드라이브 지역이란 사실조차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다.

가족들과 47년을 함께 한 집을 하루 아침에 잃어 버린 넬슨 할머니는 65년간 두 번의 토네이도를 견뎌낸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실히는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신이 나를 남겨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것을 꼭 이루겠다.

나는 늙었지만 강하다"며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