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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으로 본 민자사업 적자, 결국 혈세로…

권애리 기자

입력 : 2012.04.16 21:08|수정 : 2012.04.1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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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금을 50% 올리겠다, 그렇게는 안 된다. 민자 지하철 9호선과 서울시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요금 안 올리면 시민들에게 이익일 것 같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것도 아닌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권애리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논란의 발단은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민간업체인 '서울 메트로 9호선'측과 서울시가 맺은 계약에서 비롯됩니다.

지난 2005년 민자를 유치할 당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서울시가 수익을 보장해주기로 한 겁니다.

적자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9년 개통 당시 서울시 요청에 따라 다른 지하철과 똑같은 요금을 적용했고 이로 인한 누적적자가 1800억 원에 이른다는게 메트로 9호선 측의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2009년에 142억 원, 2010년 323억 원의 세금이 적자 보전 명목으로 투입됐습니다.

메트로 9호선 측은 누적적자 때문에 요금을 올릴 수 밖에 없다면서 지난 2005년 서울시와의 협약에 따르면 자율적인 요금 인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원순환/메트로9호선주식회사 재경본부장 : 6월 16일날 부로 징수를 하는 것으로 일단 공표를 했기 때문에 일단은 저희가 거기에 맞춰서 작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소송을 대응할 수 있다고 하면 그 부분도 지금 검토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서울시는 수도권 전체의 지하철 요금징수시스템이 연계돼 있기 때문에 9호선 만의 독자적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

[윤준병/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 : 마치 서울시가 요금 인상을 승인한 것처럼 시민에게 혼란을 유발시킨 점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문제는 서울시가 당장 요금 인상을 막더라도 늘어나는 적자는 보전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2005년 계약 당시 산정한 9호선의 예상 수익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어 서울시가 물어줘야 할 적자 규모도 덩달아 늘어날 전망입니다.

[박용규/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운영수입이 과도하게 예측됐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예상수익과 실제 운영수익과의 격차가 크게 나타나게 되고, 그 차액을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가 보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서울시와 메트로 9호선 측은 이미 요금 인상안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요금을 올리거나 거액의 혈세를 투입하거나 선택은 둘중 하납니다.

어느쪽이든 부담은 고스란히 서울 시민 몫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사실 이 경우 말고도 민자를 끌여들인 사회 인프라 사업이 다들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면산 터널의 경우 2004년 개통당시엔 2011년이 되면 하루 4만 대가 이용하는 조건으로 수익 보장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통행량은 하루 2만 7000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8년간 서울시가 520억 원을 물어주다가 결국 지난해에 통행료를 올렸습니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의 경우 북부 구간만 민자 도론여서 남부 구간보다 요금이 2.5배나 비싸게 책정돼 있습니다

<앵커>

그럼 애초에 사업 시작하기 전에 이런 문제를 막을 방법이 없을까요?

<기자>

무리하게 민자유치를 하려고 민간자본에 과도한 수익을 보장하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반드시 민자유치가 필요한 사업일 경우 철저한 수요조사를 거쳐서 신중하게 계약을 체결해야 나중에 엄청난 세금이 투입되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정상보,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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