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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극단 '물결' 모스크바 공연 성황

입력 : 2012.04.10 03:01

체홉 원작 '5분간의 청혼'에 400여명 유료관객 몰려


한국 극단 '물결'이 러시아 연극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러 한국문화원 초청으로 8일 저녁(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루나 극장에서 공연된 극단 '물결'의 '5분간의 청혼'(안톤 체홉 원작)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연출가 송현옥이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가진 남녀의 힘겨운 청혼 상황을 그린 체홉의 사실주의 작품을 배우의 정교한 신체 움직임과 대사로 재해석해 무대에 올린 한국 연극인들의 공연에 현지인들의 관심은 남달랐다.

지난해 6월 첫 모스크바 공연에서 막심 고리키의 작품 '밑바닥에서'로 호평을 받아서였을까.

장당 500루블(한화 약 2만원)의 싸지 않은 공연료에도 400여 명이 몰렸다.

320여 석의 극장 좌석이 꽉 차 나머지 관객들은 보조의자에 앉아야 했다.

연극에 대한 일반인들의 애정이 각별한 러시아에서도 흔치 않은 관심이었다.

불편한 자리에서 1시간 이상 이어진 공연을 지켜본 관객들의 반응은 밝기만 했다.

외국인으로서 포착하기 쉽지 않은 주인공들의 미묘한 내적 감정을 잘 읽어내 동작과 대사로 훌륭하게 표현해낸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에 대한 만족감이 느껴졌다.

연극, 무용, 음악, 미술, 문학, 영상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모티브들을 무대 위에서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창작집단으로 한국은 물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의 공연에서도 깊은 인상을 심은 '물결’의 실력이 다시 한번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예카테리나 블라디미로브나(20)는 "일본 연극과 달리 섬세한 감정 표현 등이 돋보였다”며 “이런 특징 때문에 한국 연극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 안드레이 바그다노프(57)는 “솔직히 러시아 작품을 한국 연극인들이 얼마나 소화할까 의심했는데 훌륭한 표현력에 놀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출가 송씨는 "연극 예술의 수준이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 러시아에서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고 호평을 해줘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