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섯달 동안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평균 15%나 올랐다.
휘발유 가격 전국 평균은 갤런당 3.94달러에 이르고 인구 3천800여만명이 몰려 사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무려 4.29달러에 이른다.
이런 고유가는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몰아붙이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화당의 공격에 유권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시큰둥하다.
소비자들은 고유가에 힘겨워하지만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거나 분노하지는 않는다.
다만 기름을 아끼려고 각자 노력할 뿐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이런 고유가 상황에 대해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런 가파른 휘발유값 상승을 전에 겪어봤던 것이라는 점이다.
2008년 6개월 동안 35%가 오르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경험했다.
갤런당 4달러가 넘는 고유가를 겪어본 소비자들은 심리적 저항 강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마이클 시박 미시간 대학 교통연구소 소장은 분석했다.
또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식료품 값 등 다른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고유가에 둔감하게 반응하게 만든 요인이다.
시박 소장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현재 갤런당 4달러라는 휘발유 가격은 4년 전 3.72달러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한가지는 최근 소비자들이 고연비 자동차를 주로 타는 것도 고유가에 대한 체감지수를 떨어뜨렸다.
올해 1분기에 연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소형 자동차 판매는 전년에 비해 27%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소형 자동차의 판매가 늘어난 덕에 현재 미국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 연비는 2008년보다 17%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작년 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자동차의 운행 거리는 전년보다 1% 줄었지만 연료 사용은 3%가 감소했다.
고유가에 둔감해진 소비자들이지만 갤런당 5달러가 넘는 사태가 벌어지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갤런당 4달러를 돌파하면 각종 소비 지출을 줄이겠다는 미국인은 28%에 그쳤다.
하지만 5달러가 넘어가면 76%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답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