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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형찬성론자가 34년 만에 방향전환한 이유

입력 : 2012.04.08 05:12|수정 : 2012.04.08 10:36

NYT "집행 안돼 실효성 없고 예산 많이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지난 1978년 실시된 주민 투표에서 동성애 교사와 실내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부결됐다.

하지만 사형제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자는 청원서에는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캘리포니아에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하면서도 포괄적인 사형제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당시 사형제 확대 운동을 주도한 대표적 인물은 존 브릭스 주의회 상원의원과 그의 아들인 론 브릭스, 청원서를 직접 작성한 뉴욕주 검사 출신인 도널드 헬러 등이었다.

그로부터 34년이 흐른 지금 사형제 확대 운동 주도 인물 3명 중 론 브릭스와 도널드 헬러는 당시와는 정반대 입장인 사형제 폐지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사형제 확대 운동이 "우리 생애 최대의 실수였다"고 반성한다.

그러면서 사형제를 폐지하고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사형제의 비윤리적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법적으로 사형제가 유지되고 있지만 34년 동안 집행이 불과 13차례 이뤄져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별도의 시설과 전문 관리인 등 사형수 관리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내세운다.

1978년 300명이었던 캘리포니아주의 사형수는 현재 720명으로 늘었으며 이들을 관리하는데 연간 1억8천500만달러가 든다.

지금까지 소요된 비용은 40억달러에 달한다.

공화당원으로 현재 엘도라도 카운티의 방범위원인 론 브릭스는 "사형제가 확대되면 정의가 더욱 신속하게 실현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1억8천만달러의 예산이 단지 변호사와 죄수들을 위해 사용된다면 그런 프로그램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이런 근거로 동료 당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곳곳에서 인권 문제와 실효성 논란과 함께 사형제 폐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법제화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사형제보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호한다는 대답이 48%로 2000년의 37%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절반에는 못 미쳤다.

특히 주민들의 68%는 흉악범에 대해서는 사형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뉴욕타임스는 34년 전 사형제 확대 운동을 함께 주도했던 존 브릭스 전 의원도 마음을 바꾼 아들과 달리 여전히 사형제를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