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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소년 피살 파문에 입장 애매한 사탕제조사

입력 : 2012.04.07 12:42


미국에서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17)의 무고한 죽음에 대한 분노가 인종편견 항의시위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건 발생 당시 소년이 손에 들고 있던 '스키틀스(츄잉 캔디류)' 제조사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애매한 입장에 놓였다.

6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시카고 비즈니스'에 따르면 '스키틀스'가 마틴의 결백을 증명하는 상징물로 부각돼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스키틀스' 제조사인 '리글리(Wrigley)'는 뜻하지 않았던 높은 관심과 수익 증대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기업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을 위험에도 직면해있다.

플로리다 주 샌포드에 살던 마틴은 지난 2월 26일 밤, 후드티를 입고 '스키틀스' 한봉지와 '애리조나 티(홍차 음료)'를 사오다 히스패닉계 자율방범대원에게 범죄자로 오인돼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후 '스키틀스'는 항의 시위 필수품이 됐고, 마틴의 가족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 목적으로도 미 전역에서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1891년 시카고에 설립된 세계 1위의 추잉검 전문기업 '리글리'와 모기업 '마스(Mars Inc.)'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마틴 참사 사건으로 큰 수익을 올리게 된 '리글리'가 이로 인한 수익금을 마틴 가족과 소수계 커뮤니티, 그리고 인종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환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고 있다.

일부 흑인들은 "리글리가 이 문제에 나서고 기부를 실천할 때까지 '스키틀스'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그러나 리글리는 "이 비극을 이용해 상업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없기 때문에 문제에 깊이 개입하거나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카고 비즈니스는 "리글리는 계속 침묵으로 버틸 것인지 마틴 사태에 개입하고 수익의 일부를 내놓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고 평했다.

이어 "리글리가 이 문제를 계속 외면할 경우 기업 명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크고 작은 기업들이 리글리의 대처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