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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정치에 나서는 군벌, 새 리비아의 걸림돌"

입력 : 2012.04.04 05:07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사망한 이후 리비아의 새로운 실력자로 부상한 군벌들이 앞다퉈 현실정치에 뛰어들고 있다.

진탄 출신 무장단체의 수장으로 현재 트리폴리 공항 운영권을 장악한 모크타르 알-아크다르는 최근 군복을 벗고 공직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의 뒤에는 1천200명의 사병이 버티고 있다.

트리폴리 군사위원회 대표는 정당을 만들었고 벵가지 군사위원회의 수장은 지방선거에 자체 후보자를 내보낼 예정이다.

일부 무장단체는 신생 정당의 친위대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은 막강한 사병을 기반으로 특정 지역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어 그 위상이 결코 봉건시대의 제후에 못지 않다.

리비아가 42년간의 폭압통치에 종지부를 찍고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선거를 준비하는 가운데 카다피 타도 기치를 내걸었던 군벌들이 새로운 리비아 건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스트 카다피'의 리비아에서 이들 무장세력은 중앙정부의 출범을 가로막으며 오히려 사회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수도 트리폴리 한복판에서 수시로 총격전을 주고받는가 하면 카다피 잔당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일상적으로 자행한다.

지난주에는 국가과도위원회(NTC) 직원 2명을 납치하기도 했다.

리비아 과도정부는 선거를 통해 구성된 정부가 이들을 합법적으로 통제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리비아 양대 도시인 트리폴리와 벵가지에서는 5월까지 지방선거가 치러질 계획이며, NTC는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을 6월에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국가의 통제를 받는 군대와 경찰이 없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선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군벌의 노골적인 개입으로 곳곳에서 부정선거가 저질러지고 전국 곳곳에서 골육상쟁의 비극이 재연될 경우 결국은 `제2의 카다피'가 출현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민간 정치인들도 무력을 앞세운 정치에 대한 무기력감을 인정하고 있다.

과도정부에서 부총리를 맡았던 알리 타루니 전 석유장관은 "그런 상황에 말려들고 싶지 않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리비아 국민들도 공포정치를 대중의 참여정치로 규정한 카다피식 정치에 익숙해진 탓인지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가 높지 않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리비아인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리비아가 1년 내에 어떤 형태로든 민주주의가 되기를 원한다는 대답은 15%에 그쳤다.

반면 42%는 리비아가 새로운 독재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응답했고, 16%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언제든 폭력을 사용할 용의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리비아가 내전 과정에 형성된 무장세력이 지금까지도 해체되지 않은 채 정치의 한 부분으로 역할하고 있는 레바논의 전철을 답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트리폴리 공항을 장악한 아크다르가 보호세 명목으로 돈을 거둬들이고 있듯이 일부 무장세력은 이미 자체적인 소득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