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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장관, 헌정회 '까칠 질문'에 곤욕

입력 : 2012.03.09 22:51


"장관의 말씀은 학술대회 세미나하는 것 같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이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 헌정회가 9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주최한 정책포럼 강연에서 원로들의 까칠한 질문공세에 곤욕을 치렀다.

7선 국회의원과 국회 부의장, 헌정회 회장을 지낸 이철승 헌정회 원로위원회 의장이 처음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 의장은 주중대사를 지낸 류 장관에게 "6ㆍ25전쟁을 겪은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중국을 여전히 중공으로 보고 불구대천 정신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중국통(通)인 장관이 어떤 견해와 대책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미국 의회에서 대북 영양지원을 탈북자 문제와 연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장관과 정부가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의에 앞서 류 장관이 강연에서 탈북자 문제에 대해 북한 책임론을 전날에 이어 이틀째 강조했지만 이 의장은 "장관의 말씀은 학술대회 세미나하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이북에서 이남을 어떻게 비난하고 있나. 좋은 게 좋다고.."라면서 류 장관의 남북 간 대화채널 구축 의지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다른 헌정회 회원은 이와 반대로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재의 남북관계를 개탄했다.

그는 최근 북미간 합의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을 빼놓은 북미회담은 위험천만하다"면서 "남북 간 양자회담을 빨리해야 한다. 정부의 큰 실책"이라고 말했다.

통미봉남(通美封南)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남남갈등도 해소 못 하는데 통일을 어떻게 하느냐"는 비판도 나왔다.

5월 개막하는 여수세계박람회에 북한을 초청할 수 있느냐는 다소 이색적인 질문도 제기됐다.

류 장관은 잇따른 질책성 질문에 "질문이라기보다는 야단치는데 주로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는 농담으로 질문을 받았다.

이어 탈북자 문제에 대해 북한의 책임론을 거론한 것을 상기시키며 "한쪽으로는 중국 측과 협의로, 다른 한쪽으로는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논의함으로써 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이 류 장관의 더욱 직접적인 언급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자 정책포럼장에서는 이 의장에 대해 "고만해" "에이"라며 류 장관에 대한 무례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장내가 시끄러워지자 사회자가 질문을 제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류 장관은 "외교적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달라", "시험지 답안지 써내듯이 얘기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정치를 해온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라면서 이해를 구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6ㆍ25때 총부리를 맞대고 싸운 적국이었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긴밀한 관계가 됐다"면서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중 교역이 한일, 한미 간 교역을 합친 것보다 많고 연간 600만명 이상이 양국을 오가고 있다며 일일이 수치까지 들어가며 양국관계를 설명했다.

동북공정에 대한 질문에는 "한쪽으로는 학술적으로, 다른 한쪽으로는 외교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류 장관은 북한에 의한 통미봉남 우려에 대해서는 "폐쇄된 사회에서 사는 북한이 전 세계와 교류하고 FTA(자유무역협정)의 허브가 돼가는 한국을 어떻게 봉쇄하겠느냐"면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앞으로 우리가 그런 말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