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자사 블로그에 올라온 강용석 의원(무소속)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비판 글을 '블라인드' 처리했다가 복원하면서 '블라인드 조치'의 타당성과 관련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최근 안 원장의 과거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매입 의혹을 제기한 강 의원의 블로그 게시글을 안철수연구소의 요청으로 블라인드(게시 중단) 조치했다가 강 의원의 재게시 요청을 받고 글을 복원했다고 21일 밝혔다.
블라인드 조치란 인터넷 게시물 때문에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의 요청을 받아 포털과 같은 서비스 제공업체가 게시물을 지우거나 임시 차단하는 것으로, 정보통신망법 44조의2에 규정된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업체는 요청을 받는 즉시 블라인드 조치를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기업이 블라인드 조치를 자사에 대한 비판을 막는 도구로 활용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블라인드 조치를 지체 없이 이행하도록 하고 있는 법률과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포털이 사실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칠 수 없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과거 포털의 블라인드 조치가 지나치게 자주 일어난다고 여러 차례 반발했다.
일례로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는 지난 2007년 한 포털의 블로그를 통해 한 시멘트 회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발됨과 동시에 게시물 삭제까지 당했다.
또 '뢰종'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은 2009년 딸이 유명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을 추는 동영상을 다른 포털의 블로그에 게시했다가 저작권 침해로 고소당하고 게시물도 블라인드 조치됐다.
이들 두 블로거는 결국 법원에서 명예훼손·저작권침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아 블라인드 조치의 타당성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이 제도와 관련해 블로거 강모 씨는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요청만으로 게시글이 차단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가처분 판결과 같은 법적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동서파트너스의 김보라미 변호사도 "국가에서 획일적으로 임시조치(블라인드 조치)를 제도화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런 제도가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다음을 비롯한 국내 대표적인 포털 업체들이 블라인드 됐던 게시물을 재게할 때 절차를 따로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게시 절차는 블라인드 조치의 남용 방지를 위해 포털이 자율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게시자가 본인임을 인증하는 등 형식적인 절차를 거치면 블라인드 됐던 글을 복원해주는 것이다.
포털 업체 관계자는 "블라인드 조치가 남용될 것을 우려해 현재 대부분의 포털이 재게시 절차를 따로 두고 있다"며 "일단 절차를 밟아 게시물이 복원된 이후 해당 글을 둘러싼 논란은 법원과 같은 기관의 판단에 맡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