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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젠 '유연화 장관' 류우익도 맹비난

입력 : 2012.02.07 06:54

조문태도서 강연내용까지 사사건건 '태클'


북한이 류우익 통일부 장관을 연일 비난하고 있다. 지난달 초 시작된 류 장관에 대한 실명비난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표현도 `대결척후병'에서 '역적' '대결광신자' '얼간이' 등으로 더욱 원색적으로 변하고 있다.

류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한 뒤 종단 대표들의 방북 허용, 개성공단 내 신축공사 재개 등 각종 유연화 조치를 추진할 때 무반응으로 일관하며 사실상 '간접지원'했던 것을 감안하면 의외라고 여길 만한 비난 수위다.

북한이 류 장관을 처음으로 실명비난한 것은 지난달 11일. 류 장관이 취임한 지 거의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선임자의 전철을 밟고 있는 대결척후병'이라는 논평을 통해 류 장관이 남북경협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한 발언을 거론하며 '괴뢰통일부 장관 류우익'이 "대결적 흉심을 드러내는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

이날의 갑작스런 비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문 태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우리민족끼리가 "(북한의 대남비난이) 지도자를 잃고 당황하는 가운데 나오는 어려움의 토로라고 생각한다"는 류 장관의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는 점에서다.

북한은 이후 류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을 비난하는 등 공세를 눈에 띄게 강화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3일 개인논평에서 류 장관이 북한의 대남 강경 메시지에 "기대는 접지 않겠다"고 말한 것에 "북남관계 파탄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철면피하고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며 류 장관을 `대결광신자'라고 몰아붙였다.

대북 유연화 정책에도 "그런 것을 보여준 적도 없다"고 평가절하하며 "오히려 이명박 역도의 대결 망동에 추종했다"고 공격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직원의 기고문을 통해 류 장관의 외부강연 내용에 대해 "`북한의 내부체제가 어려우니 대화에 나서기가 힘들 것이라'는 그야말로 도발적인 악담을 줴쳐댔다(떠들어댔다)"며 '얼간이의 망동'이라고 폄훼했다.

북한매체들이 지난달 11일∼이달 6일 내보낸 류 장관 실명비난 글은 총 31건이다. 하루에 한 건 이상 꼬박꼬박 내보낸 셈이다.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을 거칠게 비난하면서 류 장관에 대한 비난에까지 열을 올리는 것은 현 정부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점을 거듭 밝히는 동시에 그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북한매체들은 지난해 12월30일 국방위원회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우리 정부의 조문제한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이명박 정부와 영원히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이 대통령을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류 장관에 대한 공격은 차기정부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류 장관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은 결국 류 장관이 시도한 각종 대북 유연화 조치 수준으로는 남북관계가 회복되기 어렵고, 차기정부는 더욱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7일 "류 장관에 대한 비난은 (조문태도 사죄요구 등을 담은) 북한의 공개질문장과 마찬가지로 차기 정부에 숙제를 던지고 있다"며 "남한의 여론변화를 유도하고 국제사회에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