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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1마리에 2만원…50% 가까이 폭등 이유는?

정형택 기자

입력 : 2012.02.01 21:01|수정 : 2012.02.0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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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담백하고 영양가 넘치는 민물장어. 요즘같이 추운 날 먹으면 제맛입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 비싸져서 먹기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민물장어 값이 폭등하는 이유, 정형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한 민물장어 식당입니다.

평소 같으면 꽉 차있을 식당이 썰렁합니다.

[오성화/수원시 화서동 : 너무 비싸다. 이제 못 먹겠다. 그 생각 들죠. 세 번 올 거 그야말로 한 번만 온다든가.]

세 마리에 4만8000원을 받다가 최근 5만7000원으로 값을 훌쩍 올렸습니다.

한 마리에 2만 원 가까이 줘야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식당 측은 도매 값이 계속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털어놓습니다.

[최소영/장어식당 주인 : 12월 20날 3만9000원에 들어왔어요, 근데 지금 어제(31일) 들어온 게 5만7000원이예요. 하루에 한번씩 2000원, 5000원, 3000원. 이게 말이 돼요?]

도매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우 kg당 3만9000원 하던 민물장어 도매 값이 한 달 새 5만8000원으로 올랐습니다.

한 달 만에 50% 가까이 폭등한 것입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도매상인 : (한 달 전보다) 95%를 못 팔고 있습니다, 현재. 하루하루가 마음이 괴롭고, 손님들 오시면 굉장히 죄송합니다.]

왜 이렇게 장어 값이 뛰어오른 것일까?

전남 영광의 양식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kg당 산지 출하가격을 역시 한 달 전보다 30% 넘게 올렸습니다.

[김성호/장어 양식업자 : 폭등하는 사료 값과 사상 유례없이 종묘(치어) 값이 지금 마리당 7000원씩 하는데, 우리도 감당할 수 없이 어렵습니다.]

장어는 인공부화가 안 되는 어종으로서 작은 치어를 사다가 1년간 양식한 뒤 출하합니다.

문제는 최근 이 치어 값이 크게 올랐다는 것입니다.

[이강수/장어 치어 포집상 : 한마리에 7000원입니다. (지난해 보다는 얼마나 올랐지요?) 작년에 두 배이상 올랐지. 작년에는 3000원 정도 했습니다.]

민물장어를 키우는 양식장인데, 보시는 것처럼 텅 비어 있습니다.

올해 치어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렇게 입식을 포기하는 양식장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어 값은 왜 올랐을까?

장어는 민물에서 살다가 3000km 밖 심해로 나가 알을 낳습니다.

바다에서 부화한 치어가 다시 민물로 오는데, 돌아오는 치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나진호/양만수협 조합장 : 하구 둑이 장어의 생활사를 전부 차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산란하러 가지도 못하고, 크러 올라오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또, 유럽이 최근 국가 간 장어 거래 규제를 강화한 뒤 중국이 극동산 장어 치어를 마구 잡아들이면서 치어 씨가 말라버린 것도 이유입니다.

[김대중/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 : 유럽에서 (유럽산) 뱀장어 수출을 금지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중국에서 그 대체 종으로 (우리가 주로 먹는) 극동산 뱀장어(치어)를 많이 잡고 있습니다.]

장어의 완전 양식은 현재로선 요원하기만 합니다.

일본에 이어 장어를 인공부화시켜 100일까지 기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대규모 인공부화와 양식 사업화까지 성공한 나라는 아직 없습니다.

결국, 치어 부족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장어 값은 계속 치솟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서진호,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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