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자동차 보험이 지난달 중순 출시된 뒤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마일리지 자동차 보험이란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자동차 운행을 많이 하는 운전자는 보험료를 많이 내고 적게 하는 운전자는 보험료를 덜 내게 해 주는 시스템인데 우리는 할증 없이 할인 제도만 도입했습니다.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보험에 '마일리지 특약 조항' 하나만 추가하는 형태인데 상품을 내놓은 지 한 달도 안 돼 벌써 14만명 넘게 가입을 했습니다. 하루 평균 7천명 꼴로 가입하고 있는 셈입니다.
차량운행이 연간 7천 킬로미터를 넘지 않는 운전자라면 누구나 할인 대상이 될 수 있는데 현재 13개 보험사에서 관련 특약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간략히 설명하면 먼저 할인 받느냐 아니면 나중에 받느냐 차량운행 기록장치를 다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건데 그냥 설명 드리면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으니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연간 내는 자동차 보험료가 100만 원이라고 할 때 마일리지 특약에 가입했다면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해서 할인이 됩니다. 먼저 연간 3천km도 운행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 최대 16만 원이 싸집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차를 몰면서 여기에 해당되는 운전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주행 거리 연간 3~5천km, 이게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애매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보통 평일에 집 근처 마트에 가고, 주말에 가족들과 근교에서 외식하는 정도라면 나올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이 구간에 해당되면 10만 원에서 11만 원 정도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출퇴근용으로 차를 사용하고 있고 주말에 가족들과 근교 외식을 다니시는 운전자라면 연간 5~7천km 정도 운행하는 수준일텐데 이 구간에 해당되면 보험료를 5~8만 원 정도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휴가 때 장거리 여행을 떠나든 지 해서 연간 7천km가 넘어가게 될 경우에는 아예 보험료 할인 혜택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입하느냐? 가입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보험사 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크게 차량주행거리확인장치(OBD)를 사서 차량에 설치를 하거나 계기판 주행거리를 신분증과 함께 사진으로 찍고, 차량 번호판을 사진으로 찍어 이 두 가지를 보험사에 보내거나 홈페이지에 올리면 됩니다. 차량주행거리확인장치는 3만 원 정도하는데 차량 요일제 할인 보험에도 사용할 수 있는 장치이니까 만약 구입을 하신다면 차량 요일제 할인에다가 마일리지 특약을 모두 신청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동차 보험 만기가 끝나서 갱신을 하는 운전자 물론 기존 가입자라고 하더라도 보험의 만기가 석 달 이상 남았다면 지금이라도 무료로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가입할 수 있는데 할인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할인 받고 만기에 주행거리를 지키지 못하면 할인 받은 보험료 가운데 지키지 못한 부분을 다시 돌려주는 선할인 방식과 보험 만기 때 주행거리를 점검해서 사후 할인을 받는 후할인 방식인데 나중에 할인 받는 방식이 편하기도 하고 보험료도 1~2%P정도 더 쌉니다.
그 동안 차량 운행은 별로 안 하는데 비싼 보험료 낸다고 억울해 하셨던 분들은 가입하는 게 좋을 텐데 자동차 보험 가입자 전체 입장에서 보면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우리나라 마일리지 보험은 할증은 없고 차량운행을 덜 할 경우 할인만 해 주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마일리지 보험특약 때문에 차량 운행을 일부러 덜 해서 사고가 줄게 되면 모르겠지만 원래 연간 7천km도 몰지 않는 운전자(전체 운전자의 26%)들만 그냥 할인 받는 데 그친다면 보험사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나쁜 마음을 먹은 운전자들이 차량 주행거리를 포토 샵 등으로 조작하는 보험사기를 저지를 때 보험사가 이를 꼼꼼히 적발하지 못하게 되면 마일리지 보험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손해율 상승과 이로 인한 보험료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전체 자동차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오르도록 만드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물론 당장은 이런 일이 일어나진 않을 듯 합니다. 지난해 보험사 손해율이 낮았기 때문에 오히려 보험료 인하 압력을 받는 상황이고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마일리지 보험을 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보험사들이 이를 빌미로 보험료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보험료 할인 폭이 크다는 점 때문에 경계선상에 있던 운전자들이 차량 운행을 덜해서 손해율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일단 마일리지 보험특약에 가입하시는게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후할인 방식을 택하시면 약정거리를 못 지키면 할인 안 받으면 되고 지키면 할인받으면 되니까 운전자 입장에서는 당장 그리 손해볼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