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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경제중심지 상하이를 가다①

한정원 기자

입력 : 2012.01.23 15:15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초코파이


유럽에서 불어닥친 재정위기에 미국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세계경제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역시 새해에는 지난해보다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유력합니다. 가계빚은 늘고 허리띠를 졸라매다 보면 내수는 위축될 수 밖에 없고, 기업들 역시 올 한해 살림살이 꾸려갈 일이 막막한데요, 올해 본격적인 내수 부양으로 성장을 모색할 중국이, 국내 내수부진의 파고를 뛰어넘을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회의 땅인가?

1990년대 초반, 중국이 한국과 수교를 맺을 때부터 20여년간 중국 시장에 뛰어든 한국 기업은 무수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활약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13억의 어마어마한 인구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은 아니라는 얘기죠. 그만큼 많은 기업들이 현지화에 실패하고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동안, 오리온은 중국인들의 입맛 뿐 아니라 문화 특성까지 중국 DNA를 철저하게 분석해 공략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중국인의 DNA까지 분석해 공략하라!

1993년에 북경 사무소를 열고 97년부터 중국에서 본격 생산에 들어간 오리온은 올해를 사실상 중국 진출 20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0년 만에 초코파이만 봐도 연 매출 천억원을 돌파했고, '오 감자'나 '예감', '고래밥' 등 대표 스낵들도 각각 9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습니다. 4-5년 정도 해외 근무 후 순환하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이 기업 직원들은 대부분 한번 중국에 나왔다가 10년 이상 고국으로 못돌아가고 있는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위해 한번 나오면 아예 중국 사람이 되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던 겁니다. 그 결과, 가격이 저렴하면 아무거나 먹을 것 같지만, 가격과 함께 오히려 품질을 더 따지는 중국인들의 특성을 이해해 제품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었다고 현지 직원들은 전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아무 제품이나 먹어도 목숨을 잃는 사고는 나지 않지만, 중국인들은 시중의 음식을 대충 골라서 사먹었다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훨씬 깐깐하고 까다롭게 따진다는 겁니다.
 


초코파이 중국 시장 점유율 70% 달성

가격을 중시하면서도 품질까지 깐깐하게 따져 선택하는 중국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초코파이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 7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달성했습니다. 파이류 전체로도 50% 이상. ‘좋은 친구’를 뜻하는 오하리오(오리온) 파이가 중국 제품인 줄 알고 찾는 소비자들도 많습니다. 지난 한해동안 중국 대륙에서 초코파이만 6억개 넘게 팔려나갔는데, 중국 인구가 13억명임을 감안하면 2명 중 1명이 초코파이를 먹은 셈이라고 할 수 있죠. 하루에만 초코파이 600만개가 만들어지고, 스낵류는 하루에 200만 봉지, 1년이면 7억 봉지가 팔려나간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3-4년새 중국인들 소득 높아지고 기호식품 매출 크게 늘면서 스낵류는 지난 한해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70% 늘었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10%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7배를 넘는 무서운 성장률입니다.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7000억원을 벌어들여 이미 국내 매출에 맞먹는 기록을 달성하고 있는데요.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국시장에서 국내 내수 부진의 파고를 시원하게 넘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