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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뉴트리아'를 아십니까?

송성준 기자

입력 : 2012.01.16 16:33|수정 : 2012.01.16 16:33


환경부 지정 생태 교란종인 뉴트리아를 아십니까?

일반적으로 늪너구리, 물쥐 등으로 불리며 쥐와 같은 모습이지만 쥐 보다는 큽니다. 얼핏 수달과 닮은 꼴이기도 하지만 수달보다는 또 작습니다. 길이 40~40Cm, 몸무게는 5~9Kg에 이릅니다.  다갈색에서 흑갈색 털이 몸을 덮고 있으며 흰색 털의 뉴트리아도 발견됩니다. 물에서 주로 살지요.

야행성으로 주로 밤에 활동하지만 겨울철에는 먹이를 찾아 대낮에 활동하기도 합니다. 초식성으로 주로 하천변에 있는 장대류의 뿌리 등을 닥치는 대로 먹고 살지만 그물에 들어 있는 토종 붕어나 잉어 등을 먹어 치우기도 합니다. 앞니가 발달해 두꺼운 그물을 끊거나 찢어 어민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철새를 공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간혹 저수지 제방을 뚫어 농업피해까지 입히는 사례도 있다고 해 생태 교란종으로 지정됐습니다.

뉴트리아는 연중 번식이 가능하고 임신 기간은 4개월로 연간 10마리 안팎의 새끼를 낳습니다. 뉴트리아는 지난 1985년 처음 프랑스로부터 식용과  모피용 등으로 도입된 이후 90년 대에는 남미 등지에서 들여왔으나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야생에 버려졌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됐습니다. 번식력은 좋은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상위 포식자인 맹금류나 맹수류가 없다 보니 자연적인 개체수 조절이 안돼 뉴트리아가 확산 일로를 걷게된 것입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뉴트리아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남지방의 낙동강 수계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난 해 낙동강 수계 6개 지역의 습지 27곳 가운데 무려  24곳에서 뉴트리아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는 우리나라 습지 식물의 보고인 우포늪과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와 을숙도 일대에도 최근 뉴트리아가 광범위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환경청 이성규 팀장은 "낙동강 수계를 위주로 배후 습지나 지천까지 거의 전 지역에 퍼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에 취재팀이 조사한 을숙도 일대 맥도 생태공원의 경우 현재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그야말로 뉴트리아의 천국이라고 할 만 합니다. 낮에도 뉴트리아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모습이 목격되는가 하면 주변 갈대숲 사이로 활보하는 모습도 쉽사리 눈에 띕니다.

얼마나 많은지 실태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오솔길 곳곳에 뉴트리아들의 배설물이 불과 1,2m 간격으로 발견됩니다. 주남저수지도 2,3마리씩 몰려 먹이를 먹거나 헤엄치는 모습이 대낮에도 쉽게 목격됩니다.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도 별로 놀라지도 않고 도망치지 않습니다. 토착화 하면서 초식성 먹이 습성이 잡식성으로 변해 먹이가 부족하면 물고기와 심지어 철새까지도 먹이 대상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뉴트리아는 확산과 퇴치의 분기점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낙동강유역 환경청은 경남과 제주 일대에 출현하던 뉴트리아들이 경북 달성과 강원도 호남권의 하천과 저수지에 출현한다는 정보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뉴트리아를 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철새 도래지의 경우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총기류를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철새가 놀라거나 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트리아 출몰이 잦은 지역에 생포 트랩을 놓고 있지만 효과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트리아는 습성상 자기 몸 보다도 작거나 비슷한 공간에는 들어가지 않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중에 있는 생포 트랩은 거의 뉴트리아 보다 작거나 비슷한 크기여서 들어가기를 꺼려한다는 겁니다. 대안으로 발목 트랩을 곳곳에 설치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포획에는 한계가 있어 뉴트리아의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갑니다. 또 아무 곳이나 함부로 설치할 수 없는 단점도 있습니다. 자칫 남발할 경우 다른 동물들이나 사람들이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석궁류도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역시 허가 절차가 까다롭고 석궁 구입도 만만찮아 현재로서는 검토 수준입니다.

철새 도래지가 아닌 곳은 엽사들이 동원돼 퇴치에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밀양시의 경우 지난해 12월 보름 동안 뉴트리아 퇴치에 나서 117마리를 총을 쏘아 잡았다고 합니다.  

뉴트리아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낮에도 먹이 활동을 해 뉴트리아들을 쉽게 볼 수 있고 갈대 등 수풀이 우거지지 않아 발견하기도 쉽다고 합니다. 뉴트리아는 사람들에 대해 경계심도 별로 없습니다. 바로 1m 앞에까지 접근해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단 공격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재빠르게 움직이고  심지어 야생동믈 본래의 공격성까지 보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보호 장비를 갖추고 포획활동에 나서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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