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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사망 한달' 초고속 권력승계 김정은

입력 : 2012.01.15 07:09

잰걸음 이면엔 '대 어린 지도자' 불안감 작용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의 새 지도자로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되고 나서 20대 어린 지도자의 권력승계는 예상보다 훨씬 초고속으로 이뤄져 외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상주로 조문객을 맞은 김 부위원장은 작년 12월28일 영결식에서 김 위원장의 영구차를 호위한 데 이어 다음날 평양에서 열린 중앙추도대회에서도 주석단 중앙에 모습을 드러내 새 통치자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그 이튿날인 12월30일에는 부친의 이른바 `10월8일 유훈'에 따라 당 정치국의 추대로 최고사령관에 오름으로써 군권 장악에도 박차를 가했다.

새해 들어서는 1일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방문한 데 이어 11일께는 평양의 건설현장을 시찰하는 등 최고지도자로서 공식활동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 부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15일)을 맞아 '강성대국 선포'가 예상되는 4월까지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보다는 아버지의 유훈인 선군정치와 강성대국 건설을 따르는 유훈통치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위원장에 대한 주민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우상화 작업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조선중앙TV는 김 부위원장의 생일인 지난 8일 후계자 시절 군부대 방문 등의 장면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이에 앞서 신년공동사설 내용을 관철하고 김 부위원장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군중대회가 지난 2일 `함남의 불길'로 유명해진 함경남도를 시작으로 북한 전역에서 줄줄이 개최됐다.

또 김 부위원장이 16세 때 영군술에 관한 논문을 쓴 `사상이론의 천재'라는 주장을 비롯해 그를 전지전능한 지도자로 띄우는 우상화 선전도 속속 등장했다.

북한 매체들이 군부대에서 김 부위원장이 울먹이는 장병의 손을 꽉 잡는 장면이나 근로자들에게 보낸 친필편지를 공개하는 데는 그를 친근한 `인민의 지도자'로 부각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매체들은 이제 김 부위원장 찬양에 '영명한 영도자' '희세의 명장' '백두의 천출명장' '살아있는 태양' 등 온갖 수식어를 동원하고 있다.

호칭상으로만 보면 김 부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올라선 셈이다.

김 부위원장은 정책적으로는 유훈통치를 내세우며 핵개발을 중심으로 한 선군노선과 경제발전을 통한 강성대국 건설을 다짐하고 있다.

권력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지려면 북한에서 영향력이 큰 군대를 중시할 수밖에 없고,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경제문제 해결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김 부위원장은 새해 들어 첫 공개활동으로 군부대와 경제현장을 한차례씩 시찰했다.

이런 모습은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애도기간을 마치고 김정일 위원장이 공식석상에 한동안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는 대비된다.

외형상으로론 김 부위원장이 불과 한달 만에 북한의 최고 통치자로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잰걸음의 이면을 들여다 보면 김 부위원장을 바라보는 북한 지도부의 불안한 시선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의 후계수업 기간이 3년 정도에 불과했고, 엘리트 계층과 주민 사이에 권력기반도 취약한 편이어서 그 만큼 우상화와 빠른 권력승계가 급선무라는 얘기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15일 "김정은은 권력을 충분히 승계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버지가 죽었다"며 "아버지의 후광이 있을 때 권력의 틀을 신속히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