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정부가 자원외교의 쾌거로 홍보한 우리나라의 아랍에미리트(UAE) 유전광구 참여 프로젝트 성과가 적지않게 과장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억 배럴 이상 유전에 대한 우선적 지분참여 권리를 두고 '참여조건과 관계없는 배타적 권리'이냐, '단순한 참여기회 보장이냐'라는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당시 최대 100% 지분 확보가 가능할 것처럼 발표된 현지 미개발 광구 3곳에 대한 참여 폭도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이들 성과는 원유 600만 배럴을 한국 비축시설에 무상 저장하려는 UAE 측의 희망을 들어준 대가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이 사안을 주도한 미래기획위원회, 지식경제부, 한국석유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장량 10억 배럴 이상 생산유전에 '우선적인 지분참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표된 프로젝트 양해각서(MOU)의 골자는 'UAE 측은 한국기업에 최소 10억 배럴 이상의 생산광구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한다'는 게 골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정부는 UAE 국영석유사가 60% 지분으로 운영권을 갖고있고 BP, 쉘, 토탈, 엑손모빌 등 메이저들이 나머지 40% 지분을 보유 중인 10억배럴 이상 생산유전에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이들 메이저를 대신하여 참여하는 것을 보장받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해당 유전은 매장량이 94억, 50억, 35억, 15억, 12억, 9.7억 배럴인 6곳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2014년 1월 이후 메이저들의 재계약 시기가 닥치므로 올해 MOU 내용을 확정하고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보충설명이 곁들여졌다.
이에 대해 지경부는 이날 '설명자료'에서 "참여 기회는 금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존 메이저 회사들과의 광권 연장 협상 결과와 무관하게 우리에게 보장된 것"이라면서 "이러한 면에서 우선적 참여권리를 보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석 지경부 2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우선적 권리에 대한 여러 해석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협상 과정이 어찌되었든 우리가 우선적 권리를 부여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기획위 관계자도 "메이저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단독으로 지분참여를 보장받은 것"이라며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배타적 권리를 획득한 것으로 해석해도 좋다는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경부와 석유공사 측은 양국 정상 임석하에 MOU를 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금년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만큼 성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미개발 광구 3곳에 대한 독점권 확보 계약(HOT.주요조건계약서)도 당초 100% 지분을 획득함으로써 독자적 운영이 가능할 것처럼 홍보된 것과 달리 원칙적으로는 40%까지만 참여하기로 협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기획위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자체 판단으로 그것이 더 유리한 선택이라고 결론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UAE 당국은 지난해로 설정한 본계약 시기를 올해 상반기로 미루고 최근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이를 위해 국내 에너지 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기로 하고 주요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혀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UAE가 한국 비축시설에 원유 600만 배럴를 무상 저장하기로 한 것을 두고 한국은 별도 예산없이 7천억 원 규모의 전략 비축유를 확보하고 UAE는 저장비용을 절감하게 됐다는 당시 설명에 대해서도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임대료를 받고 저장시설을 빌려줘야 한다"면서 "UAE는 '갑'의 위치와 같은 중동산유국이자 거대 원유공급국으로서 발표 시점 이전 몇년간 계속 우리나라 비축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겠느냐는 희망을 말하며 의사를 타진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측은 그에 대한 대가로 UAE 유전 개발 쪽에서 뭔가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양국 사이에 관련 비즈니스 합의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지경부는 "UAE 측에 비축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광구 획득과 연계돼 이뤄지는 비즈니스 관행으로 우리측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본 정부도 UAE 측에 2010년부터 377만 배럴의 비축시설을 무상 임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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