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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돈봉투수사' 패닉…"명함도 안받아" 울상

입력 : 2012.01.12 11:14

줄소환 사태 오나 촉각…계파·이념갈등 양상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발(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여권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돈봉투 사건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 하나둘씩 검찰에 소환되면서 '정말로 뭔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박희태 체제'를 탄생시킨 문제의 지난 2008년 전당대회뿐 아니라 2010년과 2011년 전당대회, 더 나아가 당 일각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맞붙었던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의 돈선거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여권이 자중지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만에 하나 검찰 수사가 다른 사안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돈봉투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일부 언론이 12일 돈봉투를 돌려받은 뒤 고승덕 의원에게 전화를 건 인사가 박희태 국회의장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청와대 김효재 정무수석이라고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지는 형국이다.

물론 김 수석이 "고 의원과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어 이번 사건이 자칫 진실공방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설'(說) 만으로도 여론이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 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씨와 전대 당시 '박희태 캠프'에서 활동했던 안병용 당협위원장(은평갑)이 전날 검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온종일 술렁였다.

고승덕 의원이 돈봉투를 되돌려준 당사자로 지목한 고씨는 돈봉투의 실체를 알 수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고, 안 위원장은 한때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이재오 의원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돼 이들 두 사람의 증언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단 검찰 조사에서 고씨는 돈봉투 전달 의혹을 부인했고, 안 위원장도 자신이 구의원 5명에게 2천만원을 주면서 '서울지역 당협 사무국장들에게 50만 원씩 돌리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에선 향후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예상하지 못한 뭔가 나올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고 의원이 '쇼핑백 안에 노란(돈)봉투가 잔뜩 끼어 있었다'고 말했는데 자칫 현역의원 검찰 줄소환 사태가 오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재오 의원의 한 측근은 "이 의원은 4월 총선에서 낙선한 뒤 미국에 건너가 있었기 때문에 2008년 7ㆍ3 전당대회와 무관하다. 전대에 관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관여하지도 않았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지역 현장에서 총선을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은 "한나라당이라면 명함도 받지 않는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심지어 전통적 텃밭인 강남벨트에서도 한나라당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한나라당이 부패정당으로 낙인찍히면서 명함을 건네기는커녕 인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토로했고, 강남권 출마를 준비중인 한 예비후보는 "강남도 민심이 돌아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도 한나라당은 인적쇄신과 당 정강 '보수' 표현 삭제 등을 놓고 심각한 계파갈등, 이념갈등을 벌이고 있다.

비대위 일각의 'MB정부 실세 용퇴론'으로 촉발된 계파갈등은 돈봉투 사건을 고리로 급기야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의 돈선거 의혹으로까지 번진 형국이다. 여기에다 재창당 여부를 둘러싼 논란까지 확대되면서 당이 '대혼란' 그 자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돈봉투 파문 때문에 안 그래도 비대위의 쇄신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인데 여기에다 계파갈등, 이념갈등까지 겹치면서 당이 혼선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