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날을 잡은 최모(35)씨는 결혼 준비를 하던 중 지인에게서 '짝수효과'라는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짝수효과란 끝자리가 짝수인 짝수해가 홀수해보다 전셋값이 더 많이 오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사태가 불거진 1998년을 기점으로 짝·홀수해 전셋값 움직임이 뒤바뀌면서 올해는 오히려 작년보다 전셋값이 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짝수효과는 1990년 전·월세 계약기간을 최소 2년으로 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시행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12일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 자료에 따르면 1987년 전세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19.4%를 기록했다. 이어 1988년과 1989년에도 전세가격이 각각 13.2%, 17.5% 급등하면서 살인적인 전세난이 이어졌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임대차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개정안을 1989년 5월 국회에 제출, 같은해 12월30일 통과시켰다.
법이 개정된 직후 1990년 초부터 집주인들이 2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면서 1990년 전세가격은 전년 대비 16.8% 올랐다. 그러나 다음해인 1991년에는 수요가 싹 사라져 상승폭이 1.9%에 그치는 등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후 2년 단위로 계약을 하자 짝수해에 건수가 몰려 전세난이 불거지게 됐다는 것.
짝수효과를 잡은 건 1997년 말 터진 금융위기였다. 1998년은 짝수해였지만 IMF 여파로 전셋값이 18.4% 폭락했다. 이어 홀수효과가 그 자리를 대신해 2005년까지는 홀수해 전셋값이 더 많이 오르거나 더 적게 떨어졌다.
2006년은 집값 상승과 쌍춘년 신혼부부 수요 등으로 전셋값이 6.5% 올라 흐름이 반전되기도 했지만 홀수해인 작년에는 다시 전세가격 상승률이 12.3%로 2001년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0년 서울시내 전세거래 건수는 7만5천70가구로 작년 10만2천451가구를 크게 밑돌았다. 2010년 1만4천906가구에 그쳤던 월세 건수도 2011년 들어 2만3천931가구로 늘어나 홀수해 임대차계약이 집중됐다.
부동산1번지 채훈식 실장은 "금융위기와 쌍춘년을 거쳐 전세수요가 고루 분산돼 예전처럼 홀·짝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2009년부터 3년 연속 전셋값이 올라 올해는 상승폭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