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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고, 방치되고…'위기의 아이들' 8,500명

신승이 기자

입력 : 2011.12.30 21:00|수정 : 2011.12.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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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아이들이 지난해에만 8천 500명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승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5학년인 지은이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고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집 나간 엄마와 네 살 때 소식이 끊긴 아빠는 사진 한 장 없어 얼굴조차 모릅니다.

세 식구의 유일한 수입은 60만 원 가량의 국가 지원금이 전부.

영하의 추위에도 보일러조차 맘 놓고 켜지 못합니다.

[이정님(78세) : (기름) 두 통 가지고 한 해 쓰니까 추워서 살기가 힘들어.]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은 손녀 교육에 제대로 신경 써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공부는 자기 혼자 해요. 누가 도와줄 사람이 어디 있어요. 고등학교까지는 (지원금이) 나오는데 대학교는 안 나온대요. 그래서 걱정이에요.]

그나마 지은이는 조부모가 있어 다행입니다.

서울 아동복지센터에는 돌봐줄 조부모나 친척이 없는 아이 10여 명이 임시로 머무르고 있습니다.

생후 여섯 달 된 젖 먹이 영훈이는,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엄마로부터 방치되다가 이웃의 도움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서울시아동복지센터 관계자 : 제때 우유를 제대로 먹이지 못하고 방치해 놓은 경우가 되겠죠.]

한달전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발견된 다섯 살 태민이.

행여 부모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동 복지센터는 이례적으로 태민이의 얼굴을 공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윤연옥 주무관/서울시아동복지센터 : 벌써 한 달이 경과됐고 전혀 나타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올 한해 부모의 이혼이나 가출로 버려지거나 학대와 폭력에 방치된 아이 400여 명이 아동복지센터를 거쳐 갔습니다.

[이기영/서울시아동복지센터 소장 :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여관에서 생활하다가/또는 찜질방에서 아이를 같이 생활하다가 오는 아이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 한해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는 8천 500명.

이 가운데 결국 조부모나 친인척을 찾지 못해 보육원 같은 아동 보호 시설로 간 아이들이 5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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