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생활·문화

[영상토크] 젊은 농부 제이슨 이야기

공진구

입력 : 2011.12.30 08:17

뉴질랜드 농업현장을 가다 1

동영상

외국에 나갔을 때 한국에 없는 것을 보게 되면 부럽기 마련이죠. 그들과 우리는 자연환경도 배경도 다르기 때문에 부럽더라도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부러운 건 부러운 거죠. 뉴질랜드는 낙농업이 국가의 주요산업입니다. 직간접적으로 낙농업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90%에 달한다니 그 중요성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장 유망한 직업도 낙농업 분야라고 하네요.

[뉴질랜드 북섬 해밀턴시]
우리나라도 한 때는 농사 만큼 중요한 게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는데,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서 머물기 힘들어 하는 것이 현실이죠. 뉴질랜드에서 만난 제이슨 씨는 자신감 넘치는 서른 살의 농부 입니다. 젖소를 키우고 있는 농장에서 인부로 일하고 있는 그는 언젠가 자신의 목장을 가지게 될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제이슨 호일레/ 뉴질랜드 낙농업 경력 11년, 30세]
"내년 11월에 결혼할 예정인데 그 이후로 5년 정도 더 일하면 제 농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뉴질랜드에서는 무일푼으로 농장에서 인부로 일하며 돈을 모아 자신의 농장을 갖게 되는 것이 가능합니다. 임시직부터 시작해서 작은 규모의 작업을 관리하는 감독, 조금 큰 규모의 관리자, 농장의 전문 경영인을 거쳐 자신의 농장을 사게 되는 과정이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김태훈/ 뉴질랜드 농업연구소장, 농학박사]
"임시직부터 시작해서 20대 초반 중반까지 컨트랙터(관리자)가 되는 과정을 밟습니다. 20대 중반부터 이 컨트랙터 과정을 열심히 하면 30대 초반에는 충분히 쉐어밀크(농장 경영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장주를 꿈꾸는 10-20대 젊은 낙농인 들만  3천여 명에 달합니다. 뉴질랜드 전체 낙농인들이 1만 2천여 명 정도니까 상당한 숫자죠. 선배 낙농인들은 강력한 협동조합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어린 후배들이 단계를 거쳐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낙농인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회사인 폰테라를 설립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후진 양성뿐만 아니라 낙농인들의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낙농인의 90%정도가 폰테라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선배 낙농인이 젊은 후배를 키워주고, 신뢰를 바탕으로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농부의 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사라 패터슨/ 낙농협동조합 이 설립한 회사 폰테라의 홍보담당]
"낙농인들의 90% 정도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폰테라의 역할은 낙농조합원이 생산한 우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습니다. 혁신을 통해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조합의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합니다."

젊은 농부 제이슨의 약혼녀 하이디도 같은 농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농업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고, 대우받으며 농장 일을 할 수 있는 뉴질랜드의 풍경은 솔직히 저에게 낯설었습니다.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현실에 대한 믿음과 그 자신의 성실함이 만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자신감을 가진 농부. 당연한 얘기인 듯 하지만 마냥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뉴질랜드의 드넓은 초원은 과거 불에 태워 얻어진 목초지입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자연보호와는 거리가 멀죠. 그랬던 게 지금은 푸른 초원이 끝없이 펼쳐지고, 젊은 농부가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농촌 풍경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급하게 돌아가는 우리의 삶과는 다르지만, 초원 속에서 일하는 젊은 농부를  응원합니다. 한국의 농촌도 더 젊어지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취재협조 – 농협중앙회, 농림수산식품부, 뉴질랜드 농업연구소, 피오나&콜린힉스 농장, 셀리비치 농장, 스타본 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