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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쟁이나 큰 사고 등을 경험한 사람들의 경우, 시간이 지나도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증세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공포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장애 학생 성폭력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
성폭력을 당한 이후 심각한 대인기피증과 공포, 우울증에 시달립니다.
공포에 대한 기억이 지워지지 않아 발생하는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입니다.
KIST, 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팀은 공포 기억 제거와 관련된 유전자와 전기신호를 찾아냈습니다.
특정한 소리와 함께 전기 충격을 받은 생쥐는 같은 소리만 들려줘도 공포 반응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반응도 점차 약해집니다.
하지만 뇌에서 'PLCβ4'라는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공포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유전자가 공포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또 이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라도 적절한 전기 신호를 넣어주면 더 이상 공포에 떨지 않았습니다.
[이석찬/KIST 뇌과학연구소 박사 : 돌연변이 생쥐에게 그런 전기신호를 유발할 수 있는 전기자극을 준 결과 정상적으로 공포기억이 소멸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뇌의 전기신호를 조절함으로써 과거의 나쁜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잊고 싶지만 쉽게 지워지지 않던 힘든 기억들.
이번 연구는 그런 기억들도 살제로 지울 수 있다는 실험적인 근거를 처음 제공한 것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