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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가려고…안 뛰고선 출전 명단에 '슬쩍'

이경원 기자

입력 : 2011.12.17 07:28|수정 : 2011.12.1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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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고등학교 럭비부가 2학년 선수를 뛰게 하고 선수명단은 3학년을 올렸습니다. 3학년 대학 보내려고 '선수 바꿔치기' 한 것입니다.

이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0월 전국체전 럭비 종목 고교부 결승전.

[경기장 방송 : 양교의 출전선수 명단을 불러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출전했던 2학년 A군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벤치를 지키던 3학년 학생의 이름이 불렸습니다 학교 측에서 3학년 학생을 선수 명단으로 제출하고 실력이 좋은 2학년 A군을 대신 뛰게 하는, 이른바 '명단 바꿔치기'를 한 겁니다.

[럭비부 학부모 : 전국체전에 경기 실적이란 게 있잖아요. 성적을 얘(3학년 학생)한테 주기 위해 바꿔치기를 한 거죠.]

고교 럭비 대회 가운데 가장 권위가 있는 전국체전에 참가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입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이 학교는 우승했고 경기에 뛰지 않았던 3학년 선수는 가짜 성적으로 대학에 지원해, 현재 입학 전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명단이 바뀐 사실을 인정 하면서도 "고의가 아닌 실수였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해당 학교장 : (감독이) 엔트리가 아닌 사람으로 잘못 적어냈다고 그래요. (잘못 적어 냈으면 (2학년 선수가) 안 뛰어야 되잖아요.) 그게 그렇긴 한데, 이게, 참….]

감독은 고3학생을 대학에 진학시키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합니다.

[럭비부 감독 : 3학년 학생이기 때문에 엔트리 넣는 건 맞아. 대학과 관련돼 있는데, 못한다고 빼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감독이 명단을 바꿔치면, 협회도 대학도 알 방법은 없습니다.

[럭비협회 관계자 : 힘들죠. 팀도 많고 사람도 많으니까. 물론 우리는 명단을 보고 확인을 하죠.]

[대학 관계자 : 협회에서 나오는 기록표가 있어요. 출전한 이름이 표시가 되거든요. 그걸 보고 경기에 출전했다고 판단하죠.]

시합 뛰는 학생과 대학가는 학생이 따로 있는 체육특기생 입시 현실.

이런게 비리가 아니면 뭐가 입시비리냐고 학부모들은 반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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