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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뗀 한·중·일 FTA' 기대효과와 한계

입력 : 2011.12.16 16:12

영토분쟁·중화경제권 확산·북한문제는 걸림돌


한·중·일 정부, 학계, 업계 대표들이 3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성사를 지상과제로 제시했다.

동북아 지역경제통합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것이다.

3국간 관세장벽 철폐를 위한 FTA가 성사되면 인구 15억명, 국내총생산(GDP) 합계 12조달러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각국 경제성장에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3국 간에 미묘하게 흐르던 지정학적 불안을 없애고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발걸음을 무겁게 할 요인도 적잖다.

각국의 구조조정 부담, 영토분쟁, 중화경제권 확산 우려, 북한문제 등 다양한 정치·경제적 갈등 요인이 산재해 있다.

일각에서는 3국 간 FTA가 성사되더라도 한·미, 한·유럽연합(EU) FTA에 비해 낮은 수준의 개방이 이뤄질 것이라는 지적도 한다.

◇한·중·일 경제 현황    

2010년 기준 3국의 GDP 합계는 12조3천443억달러다.

세계 전체 GDP(62조9천93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19.6%다.

EU(30%), 미국(23%)에는 못 미치지만 세계경제에 큰 입김을 불어넣을 만큼 막강하다.

교역량은 5조3천236억달러, 인구는 15억2천만명이다.

전세계의 17.6%, 22.3%를 각각 차지한다.

국가별 경제역량은 큰 차이가 있다.

인구와 국토면적 외에 GDP는 우리나라가 1조달러로 중국(5조9천억달러·세계2위)이나 일본(5조달러·세계3위)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1인당 GDP는 일본이 4만2천820달러, 우리나라 2만591달러, 중국 4천382달러로 격차가 크다.

경제성장률은 한국 6.2%, 중국 10.3%, 일본 3.9%다.

외환보유액은 중국(2조8천473억달러·1위), 일본(1조962억달러·2위), 한국(2천916억달러·6위) 모두 세계 상위권에 랭크됐다.     

교역액은 중국이 2조8천473억달러로 가장 많다.

일본은 1조4천571억달러, 우리나라 8천916억달러다.

◇FTA 기대효과    

3국 간 무역의존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한·중·일 역내 교역비중은 2005년 14.5%에서 2008년 15.5%, 지난해 17.6%로 커졌다.

우리 교역에서 중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21.9%에서 2009년 30.5%로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EU 시장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이들 3국 간 교역확대는 경제성장의 필수요건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3국 간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GDP는 3.38%, 수출은 6.7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에 앞서 한·중·일 GDP 증가 효과가 각각 5.14%, 1.54%, 1.21%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국·일본과의 시장규모 차이, 우리의 높은 무역의존도 등으로 미뤄볼 때 한·중·일 경제통합 시 우리나라가 최대 수혜국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제협력 증진을 통한 지역안보 위기 해소, 한반도 조기 통일이라는 경제외적 편익도 기대된다.

◇FTA 성사 열쇠는 한국    

한·중·일 FTA가 성사되는 데는 우리나라의 키플레이어(key player)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과 일본이 주도권을 놓고 맞붙는 상황에서 조정자로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FTA의 성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는 "우리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FTA의 경험이 많다.

상대국들도 이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FTA를 바라보는 중국과 일본의 눈은 크게 차이가 난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 소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두 나라 모두 '역대 경제활성화'라는 명제에는 동의하지만 상대방이 주도권을 잡거나 한쪽의 이익으로 흐를 것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참여하기로 한 결정은 침체한 경제 회복 외에도 중국 견제의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의 틈에서 협상력을 높여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남은 절차와 과제    

현재 예상대로라면 내년 5월 3국 정상회의에서 협상 개시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후 3국은 상품·서비스·투자 분야의 개방수위를 놓고 치열한 본협상 절차를 밟는다.

양자간 FTA 협상은 보통 1~3년 정도 소요된다.

3국간 협상은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2014년이나 2015년, 늦으면 2020년'이란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FTA가 성사되기까지 3국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걸림돌도 많다.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중국과 일본이 역사적으로 패권주의 성향이 강해 본협상에서 심각한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의 농업보호 성향, 한국의 개방에 따른 산업피해 우려, 서비스·투자·지적재산권을 포함한 포괄적 FTA에 대한 중국의 소극적 태도, 북한 문제 등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각국의 이해관계, 산업·무역구조, 지정학적 대립구도 등을 미뤄볼 때 FTA가 성사되더라도 한·미 FTA 수준의 적극적이고 높은 개방보다는 낮은 수준의 FTA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