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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때문에…'황금어장' 사라질 위기에

김형주 기자

입력 : 2011.12.11 20:49|수정 : 2011.12.1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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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올해 강화도에서 새우잡이가 30년 만에 대풍입니다. 하지만, 이런 황금어장이 조력발전소 건설로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김형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화도 외포리 앞바다.

속살이 가득 찬 젓새우가 그물 한가득 올라옵니다.

새우철인 지난 9월과 10월, 두 달간 잡힌 새우만도 3천 톤으로 지난해의 세 배에 달합니다.

30년 만의 대풍으로 어민들은 두 달새 5백억 원의 수입을 올렸습니다.

냉동 저장창고에는 팔고 남은 젓새우 5백 톤이 내년 봄 판매를 위해 숙성 저장돼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론 이런 새우 풍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강화군 등은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겠다며, 강화도 연안을 2km 길이의 댐으로 틀어막는 초대형 조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갯벌은 새우의 산란처이자 먹이 공급처로, 갯벌이 사라지면 새우도 사라집니다.

세계 4대 갯벌 중 하나로 천연기념물 419호인 강화 남단 갯벌입니다.

이 주변에 조력발전소가 들어설 경우, 여의도 면적의 2.5배에 달하는 갯벌이 물에 잠겨 사라지게 됩니다.

실제로 영산강 하구와 새만금 일대에는 제방공사를 시작한 8,90년대부터 젓새우가 줄기 시작해 요즘엔 씨가 말랐습니다.

[박용오/강화도 외포리 어촌계장 : 새만금 둑이 생기고 한 마리도 안 나옵니다. 조력발전소가 생기면 여기도 새우젓이 하나도 생산이 안 된다는 것 그건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강화 갯벌은 새우와 바지락, 칠게, 망둥어의 주서식지입니다.

어민의 생활 터전이 사라질 뿐 아니라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두루미와 저어새 등도 보금자리를 잃게 됩니다.

[김형식/강화도 외포리 어민 : 어차피 여기에서 살 수 없고 우린 떠나갈 수밖에 없는거에요. 내 고향을 뺏기는거에요.]

(영상취재 : 설치환, 이병주,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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