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7일 오후 11시 50분께 노원구 공릉역 교차로에서 서모(28)씨의 100cc 배달 오토바이와 청각장애인 박모(28)씨의 110cc 배달 오토바이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서 씨와 박 씨는 각각 12주와 16주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두 사람 중 누군가가 신호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목격자나 사고 현장 CCTV도 확보되지 않은데다 서 씨와 박 씨 모두 위반 사실을 부인해 거짓말 탐지 검사를 하게 됐다.
그러나 말을 할 수 없는 청각장애인인 박 씨가 음성으로 질문과 대답을 해야 하는 기존의 거짓말 탐지 검사를 받는 것은 불가능했다.
고민 끝에 경찰은 거짓말 탐지 프로그램 개발자인 미국의 존 커처 박사에게 이메일로 자문을 구해 음성 대신 모니터 화면에 문자를 띄워 질문을 제시하고 답변은 고갯짓으로 하게 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신호 위반 여부에 대한 거짓말 탐지 결과, 박 씨는 '진실' 반응을 보여 무혐의 처리됐고 서 씨는 '거짓' 반응을 보여 결국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청각 장애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거짓말 탐지 기법을 개발해 진술이 엇갈리는 교통사고의 진실을 밝혀낸 이번 사례가 전문수사관 현장 우수사례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도가니 사건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기에 30여만 명에 이르는 청각·언어 장애인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과학수사 기법 발전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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