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랩 최악 성과, 채권도 실질금리 반영하면 손실
세계 경제 침체로 올해 투자는 주식, 부동산, 펀드 등 유형에 관계없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 불패신화는 무너진 지 오래고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산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투자는 기간에 따라 반짝 수익을 내기는 했지만 변동성이 워낙 커서 안심할 수가 없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주식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에서 모두 쓴맛을 봤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7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유가증권시장 종목 상위 30개와 코스닥시장 종목 상위 30개의 평균 수익률은 -5.34%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주식 투자실패 사례로 OCI를 들 수 있다. 개인들은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이 기업 주식을 1조9020억 원 어치나 샀다가 경기둔화에 따른 과잉공급 탓에 원금을 40% 가까이 까먹었다.
금융투자회사에 돈을 맡긴 사람들도 만만치 않은 손실을 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FnGuide) 자료를 보면 국내 주식형펀드 중 설정액 순위 10위권 상품의 연초와 비교한 평균 수익률(18일 기준)은 -8.19%였다.
설정액 1위인 '교보악사파워인덱스펀드 B클래스'는 -9.15%, 2위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펀드 A클래스'는 -12.82%의 저조한 성적을 각각 거뒀다.
해외 주식펀드 상위 10종은 평균 수익률이 -19.50%로 더욱 부진했다. 중국, 브릭스 등 신흥시장에 투자한 펀드들이 올해 들어서만 원금의 10% 이상을 손해봤다.
아울러 지난해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집중투자로 인기몰이를 한 자문형 랩어카운트는 올해 최악의 성과를 냈다.
모 증권사는 브레인투자자문의 랩 상품들이 최근 6개월(11일 기준) 동안 -23.10% 수익률을 냈다고 밝혔다. 브레인과 '양대 산맥'을 이룬 창의투자자문도 수익률이 -20.06%에 그쳤다.
주식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채권은 그나마 양호했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3년물 국고채 금리 기준 실질금리는 -0.43%였다. 명목금리 3.47%와 소비자물가상승률 3.90%를 합산한 수치다.
실질금리는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째 마이너스다. 이는 1995년 채권금리 통계를 집계한 후 최장 기간이다.
금(金)이나 원유 같은 원자재는 투자대안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금값은 올해 초 온스당 1421달러로 거래를 시작해서 한 달 만에 131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어 9월 5일 189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한 달 만에 1500달러대로 고꾸라졌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배럴당 91달러에서 113달러까지 올랐다가 79달러로 급락하는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2000년대 초부터 강세를 이어온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이미 한풀 꺾였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0.1% 떨어졌다. 강북 아파트 가격은 움직이지 않았고, 강남 아파트 가격은 0.2% 내려 낙폭이 더 컸다.
1986년 이후 연평균 7.5%씩 오른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이상건 상무는 "과거 10년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기였다. 성장 사이클이 일단락됐기 때문에 당분간은 무슨 자산에 투자하든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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