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문제 내년으로 미루고 '중간합의' 나올 가능성
향후 10년간 최소 1조2000억 달러의 미국 연방정부 적자 감축안을 마련하기로 한 미국 의회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의 '합의시한'(23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타결 전망은 밝지 않다.
경제이념과 정책 우선순위 등에서 민주, 공화 양당의 인식의 괴리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유럽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난 8월 국가신용등급 강등 사태에 버금가는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의 검증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실제 슈퍼위원회에 주어진 시간은 21일까지다. 이번 주말안에 일을 마쳐야 한다는 얘기다.
만일 시한내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지출 감축이 오는 2013년 1월부터 자동 시행된다. 이 중 절반은 국방비에서, 나머지 절반은 다른 곳에서 줄여야 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3년 1월까지라는 '시간적 여유' 때문에 민주, 공화 양당이 시한을 앞두고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지출을 늘려 침체된 경기를 살리는데 주력하고, 재정적자 감축 재원은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화당은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 부과를 줄여 경기를 살려야하며, 정부 지출을 늘리면 민간 부문이 위축된다고 맞서고 있다.
슈퍼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제임스 클리번 하원 원내총무는 "조세제도의 틀을 재검토해 세수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공화당이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슈퍼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의 젭 헨서링 의원은 "조세제도를 세밀히 검토하기 위해 재정적자 감축합의를 내년까지 연기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 정부 지출 삭감에 대해 합의 가능한 틀을 마련하는 대신 까다로운 세부내용은 내년으로 넘기자는 것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슈퍼위원회에서 '대타협'이 아닌 '중간정도의 결과물'을 내놓고, 골치아픈 문제를 내년으로 미루는 쪽으로 흐르는 양상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미국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의회를 향해 '조속한 합의 도출' 압박을 가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세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