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하루 앞둔 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놓고 기싸움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한미 FTA 처리에 협조를 구하기 위한 이 대통령의 방문을 야당이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반면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진전된 안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면 오지 않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환영할 일로 야당이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FTA는 일자리를 넓히고 중소기업 수출을 비롯한 무역에 크게 기여하는 국책사업 중의 국책사업"이라며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층의 결단과 앞서 나가는 행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큰 전환점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대통령이 다녀간 뒤에도 아무 진전이 없이 오히려 갈등과 몸싸움이 격화한다면 고민의 결론을 내려야 할 시점이 오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 강행처리는 용납할 수 없다"며 "강행처리 명분을 쌓겠다고 방문하는 것이라면 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경제주권을 주는 것은 국권을 다 내주는 것과 다름 없다"며 "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다고 하는데 빈손으로 올 거면 안 오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 강ㆍ온파의 대립구도도 첨예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방문 이후에도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진전이 없으면 여당 내 강경파인 홍 대표가 협상파인 황 원내대표에게 원내지휘권 이양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황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원내지휘권이 달라고 하면 줄 수 있는 것이냐"면서 "황 원내대표도 선거를 통해 당선됐는데 홍 대표가 그런 요구를 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에서도 일부 협상파 의원이 의원회관 로비에서 한미 FTA 합의처리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을 격려 방문하는 등 동조 의사를 표했으나 강경파는 기존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어제 단식을 하고 있는 자리에 민주당 의원들이 여러 명 다녀갔다"며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면서 여야 간 합의를 하면서 국회를 마감할 수 있도록 결정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