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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검찰, 절도범 47년 만에 가족 찾아줘 석방

입력 : 2011.11.13 09:04


검찰이 구속송치된 절도 피의자에게 47년 만에 가족을 찾아주고 석방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줘 눈길을 끌었다.

부산지검 형사2부(김창희 부장검사)는 지난 11일 절도혐의로 구속송치된 황모(53)씨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하고 풀어줬다고 13일 밝혔다.

황 씨는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영도구 S조선에서 10만원 상당의 고철을 훔친 뒤 달아났다가 지난 10월 25일 경찰에게 붙잡혀 구속된 상태로 검찰로 송치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유경필 검사는 당황했다. 황 씨가 "친형을 찾아달라"고 읍소했기 때문이다.

1958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황 씨는 아홉살 때인 1966년 기차역에서 혼자 놀다가 장난삼아 기차를 탔다가 미아가 되는 바람에 가족들과 생이별했다. 이 때문에 황 씨는 고아원 등을 전전해야 했다.

반면 가족들은 처음에 실종신고를 했다가 장기간 황 씨를 찾을 수 없자 1986년 사망신고를 하고 말았다.

이후 교통사고로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 황 씨는 1977년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호적을 만들었고, 당시 알게 된 친형(55)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소중하게 간직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유 검사는 황 씨의 형에게 전화해 사실확인을 요청한 뒤 지난 10월 28일 친형과 황 씨의 DNA를 채취, 대검 DNA 분석실에 일치 여부를 의뢰했다.

지난 7일 통보된 결과에서 두 사람이 친형제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려 47년 만에 가족을 찾은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내부회의를 거쳐 황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하고, 형과 만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풀어주기로 했다.

황 씨에게 동종전과가 있지만 27년 전부터 실형을 선고받을 정도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고, 이번 사건도 경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법무보호복지공단 부산지부에 황 씨에게 임시거처를 마련해주고, 취업도 알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 씨는 선원인 형이 조업중인 선박에서 내리는 대로 극적인 상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