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과 관련한 다른 이야기 하나 해보겠습니다. 취직만 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사람 적지 않습니다. 이런 심리를 이용한 이른바 '자격증 돈벌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구직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해 민간 자격증이 난발되고 있는 겁니다. 이미 등록 자격증만 올해 무려 2000여 개가 넘게 나와있습니다. 또, 600개가 넘는 민간 자격증이 지난 1년 사이에 새로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자격증 상당수가 취업에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이어서 정형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8살 고혜숙 씨는 지난해 교재비 등 80만 원을 들여 다문화가정 상담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노후를 걱정하던 중 일간지 광고를 보고 전화했다가 자격증만 따면 바로 취업할 수 있다는 말에 달려들었습니다.
[고혜숙/민간자격증 피해자 : 월 120만 원부터 시작을 하고, 근무조건은 9시부터 5시까지고, 주 5일 근무고.]
하지만, 자격증을 딴 지 1년이 넘었지만, 자격증을 발급한 협회 측은 지금까지 전화 한 통 없습니다.
[속았다는 게 제일 분하죠. 전혀 수요도 없는 것을 수요가 있는 것처럼.]
상황이 이런데도 협회는 지금도 전망이 유망하다며 서둘러 자격증을 따라고 권합니다.
[자격증 발급 협회 : 월급은 150에서 200만 원 정도 됩니다. 초창기 자격증은 좋은 자리를 골라 갈 수 있어요.]
지난 2007년 민간자격증 등록제가 도입된 뒤 현재 2169개의 자격증이 난립하고 있습니다.
이중 국가 공인 자격증은 97개, 4.5%에 불과합니다.
다문화가정 상담사처럼 공인은커녕 등록조차 안 된 민간자격증이 넘쳐나다 보니, 소비자원에 접수된 자격증 관련 피해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박종성/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 민간자격증은 국가자격증과는 다르게 법적 활용성 같은 것들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가 자격에 비해 활용성이 낮습니다.]
민간자격증들은 '100% 취업 보장' 등 과장·허위 광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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