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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위클리] 여야, 한·미FTA 몸싸움·말싸움

정성엽 기자

입력 : 2011.11.05 08:23|수정 : 2011.11.0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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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로 국회가 떠들썩합니다.

내년 1월 한-미 FTA 발효를 위해 반드시 처리한다는 여당, 독소조항이 많은 만큼 18대 국회에서는 처리 불가하다는 야당.

여야간 극명한 입장차 속에 몸싸움, 말싸움이 난무한 한 주였습니다.

여야 원내대표가 서명한 한-미 FTA 합의문은 결국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황우여/한나라당 원내대표 : 손학규 대표는 번번이 양당 원내대표의 합의를 무신시키는데 있어서 앞장을 서는 것이 아니냐?]

[김진표/민주당 원내대표 : 한나라당에 의해서 정치적인 도의를 서로 지키지 않고 우리가 서명한 것을 언론사에 전부 배포 해버렸습니다.]

협상 결렬 후에는 강행처리 수순,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소집했고, 야당 의원들이 온 몸으로 막아섰습니다.

[남경필/국회 외교통상위원장 : 이게 민주당의 모습입니다. 국민 여러분! 한 입으로 두 말하고, 어제 합의를 깨고, 몸으로 막고….]

야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점거했습니다.

이제부터는 회의장 탈환 작전, 국회 경위와 보좌관들이 뒤엉켰습니다.

[왜 사람쳐? 왜 쳐?]

[욕했어? 보좌관한테 욕했어?]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회의장 안 CCTV를 신문지로 가려 먹통으로 만들었습니다.

회의장 문을 열라는 여당, 요지부동인 야당.

[남경필/국회 외교통상위원장 : 꼭 북한이 핵 가지고 벼랑 끝 전술하는 거랑 똑같잖아요.]

[곽정숙/민노당 의원 : 우리가 벼랑에 서 있는데요. 아예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주시라는 거죠.]

남경필 위원장은 소회의실에서 FTA 비준안을 기습상정했지만 결국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정동영/민주당 의원 : 이완용 되지 말라고 그러는거야. 이완영 되지 말라고.]

[남경필/국회 외교통상위원장 : 당신이 이완용입니다.]

민노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회의장을 꽁꽁 걸어잠궜습니다.

거친 몸싸움은 다소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여야간 가시돋힌 말싸움은 그 수위가 점점 높아졌습니다.

회의장을 막고 있는 민노당 이정희 대표, 문을 열라는 남경필 외통위원장과 입씨름이 벌어졌습니다.

[이정희/민노당 대표 : 어제 김선동 의원에게 물리력을 쓰셨잖아요.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 약속부터 지금 하세요.]

[남경필/국회 외교통상위원장 : 김선동 의원님은 경위를 머리로 들이받아서 경위가 지금 입원해 있어요.]

[이정희/민노당 대표 : 총선 불출마 하겠다는 이야기부터 하세요. 지금 위원장이 하실 건 그거예요.]

[남경필/국회 외교통상위원장 : 정말 해도 너무하고요. 후안무치, 그 깨끗하고 이쁜 얼굴에서 어떻게?]

여야 지도부간 비난 공세는 원색적인 단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주영/한나라당 정책위의장 : 진짜는 무뇌 상태로 보여진다. 뇌가 없는 그런 상태로 된 것이 아닌가?]

[김진표/민주당 원내대표 : 박근혜 전 대표가 일단 FTA 여러 가지 문제들, 특히 ISD에 관하여 좀 더 공부를 해보시라고…]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대치 과정은 우리 국회의 고질병을 다시 한 번 드러내고 있습니다.

말로는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몸으로 막고, 거친 말로 상대를 자극하는 늘상 봐왔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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