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시동 꺼지는 엔진 오일…불량 250만ℓ 유통

김도균 기자

입력 : 2011.11.05 08:05|수정 : 2011.11.05 08:05

동영상

<앵커>

유사 석유에 이어 저질 엔진 오일이 말썽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 엔진 오일 잘못 넣으면 엔진이 꺼질수 있습니다.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450평 규모의 윤활유 제조공장입니다.

이곳에서는 자동차 엔진 오일을 비롯해 각종 윤활유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품질 인증까지 받았다던 이 공장 엔진 오일을 넣은 차들이 잇따라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최 모씨/피해 차량 주인 : (오일 갈고) 한 1,000km 탔는데 엔진에 열이 계속 나는 거예요. (무서워서 한 번에) 200km를 못 갔어요.]

알고 보니 이 공장은 품질 검사 설비조차 갖추지 않은 미신고 불법 공장이었습니다.

이렇게 불법 제조된 엔진 오일이 정상 엔진 오일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석결과 윤활유 제조에 필수적인 첨가제가 기준치에 비해 적게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엔진 온도가 높아지면 묽어지면서 윤활작용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추워지면 문제가 더 커집니다.

가솔린 엔진에 쓰일 경우 영하 35도에서 오일의 점도가 6.20 Pas 이하가 되어야 하지만 이 제품은 21.95 Pas를 기록해 세 배 이상 점도가 높았습니다.

[반재윤/자동차 정비 전문가 : 쉽게 말하면 아주 추운 날 얼어버리죠. 그 순간 엔진이 엄청 마모되겠죠. 오일이 순환을 안하고 시동이 걸려버리죠.]

이 공장에서 생산돼 유통된 불량 자동차 엔진 오일은 250만ℓ, 시가로 51억 원 어치에 달합니다.

유명 엔진 오일 판매업체인 C사 등 여러 유통업체에 납품돼 전국의 카센터로 팔려나갔습니다.

[배종현/피해 유통업체 사장 : 매연, 소음 등 여러 증상이 일어나고 급기야는 고속도로에서 차가 섰고요. 더 이상 어떤 품질이 좋은 오일이라고 해도 저희 회사를 믿지 않아요.]

경찰은 불량 엔진 오일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 등으로 51살 최모 씨를 구속하고 43살 김모 씨 등 4명을 입건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