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절상 합의 도출…IMF 재정확충엔 실패
이탈리아 안전장치 마련…금융거래세 도입 좌절
유로존의 채무위기 속에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세계 경제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중국 위안화 절상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4일(현지시간) 폐막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안에 대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의 돌발적인 국민투표 제안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 극도의 긴장 속에 시작된 이번 G20 정상회의는 프랑스와 독일의 적극적인 개입 속에 그리스의 국민투표를 철회시키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이끌어내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G20 정상들은 유럽 채무위기 해소의 열쇠로 여겨졌던 국제통화기금(IMF) 재정 확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데 실패하고 금융거래세 도입도 무산됨으로써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이번 G20 정상회의의 가장 큰 성과물은 중국으로부터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다짐을 받아냄으로써 일단 중국의 정부관리형 환율체제를 시장형 체제로 어느 정도 끌어들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G20 정상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을 이용, 공동선언문과 별도로 발표한 '행동계획'에 중국 위안화 절상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는데 성공했다.
그리스 다음 위기국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탈리아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한 것도 성과다. IMF 내에 위기 예방 및 유동성지원제도(PLL)를 도입, 6개월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주요 20개국은 그러면서도 이탈리아의 예산적자 감축목표 이행 여부를 면밀히 감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중국과 독일, 브라질 등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세계 경제 성장 회복을 위해 내수 진작책을 펴기로 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조세피난처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뤄낸 것도 상당한 진전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은행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11개 국가를 직접 거명하면서 조세피난처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용인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섀도뱅킹(그림자금융)을 규제하기로 한 것도 성과물이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신탁회사나 고리대금업자 등을 통해 중소기업과 부동산개발업체, 지방정부 등으로 자금이 흘러드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유럽 채무위기 해소의 열쇠로 여겨졌던 국제통화기금(IMF) 재정 확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데는 실패함으로써 성과의 많은 부분이 퇴색했다.
각국 정상들은 IMF의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는데는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했으나 각론으로 들어가 각국이 구체적으로 분담해야 하는 비율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IMF 재원 확충안은 내년 2월까지 보류됐다는 것이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의 설명이다. 이는 유럽의 재정·채무위기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에 따라 IMF 재원 확충 여부가 결정된다는 의미여서 당장 발등의 불인 그리스와 그다음 차례로 여겨지는 이탈리아가 어떤 방식으로 채무위기를 해소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일주일여만에 갑자기 올라온 IMF 재정확충안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만도 성과라는 시각도 있다.
주요 20개국은 최빈국과 개도국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추진돼온 금융거래세를 도입하는데에도 실패했다. 일부 국가들이 찬성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시행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며 상당수 국가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한편 사르코지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의장으로서 그리스 문제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 현안들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인데 이어 폐막일 저녁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의 2개 TV 채널에 나와 자신의 치적을 발표함으로써 내년 대선을 향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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