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에는 양력과 음력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윤달'은 가만히 두면 실제 계절과 어긋나게 되는 음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간간이 1년 12달에 추가로 더 끼워 넣는 한 달을 일컫는 말입니다.
조금 어렵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볼까요? 달이 차고 기우는데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달력을 '태음력'이라고 하는데, 음력에 따른 1년 12달의 날짜를 모두 합하면 354일입니다. 따라서 365일을 기준으로 하는 양력과 11일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 모자라는 11일을 모아서, 보통 3년에 한 차례, 혹은 5년에 두 차례 한 달 더 들어간 달이 '윤달'이 됩니다. 보통 19태양년에 7번의 윤달을 두는 이른바 '19년 7윤법'이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그런데 예로부터 이 윤달을 '공달', '썩은 달'이라고 부르며, 이 기간에 하지 말아야할 것들, 혹은 해야 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결혼'처럼 경사스러운 일은 윤달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이장'이나 '집수리'처럼 평소 하기 힘든 일들은 윤달에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윤달은 원래 '없는 달'로, 귀신도 모르는 달, 귀신들이 쉬는 기간이라고 해서 '부정' 타는 일을 해도 액운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오랜 풍습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아직도 윤달에는 결혼을 피하고 이장은 성행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윤달'이 곧 찾아옵니다. 언제냐고요? 내년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가 음력으로는 윤달에 속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이른바 '결혼의 계절'로 불리는 4, 5월(특히 '5월의 신부'라는 말도 있죠?^^)에 오히려 결혼을 피하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고 하네요. 대신 3월과 6월로 결혼식 날짜를 변경하면서 내년 4월과 5월보다, 3월과 6월 예식장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지난 2006년과 2009년에도 '윤달'이 있었는데요, 당시 병원에서는 이 기간을 피하기 위해 예정일보다 출산을 앞당기려는 임신부들의 문의가 잇따랐다고 합니다. '윤달에 아이를 낳으면 좋지 않다'는 속설 때문에 출산 날짜를 변경해 제왕절개를 통해서라도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것이죠.

반면 윤달을 앞두고 '이장'을 원하는 사람들의 문의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소재한 한 납골당에 따르면 내년 '윤달' 기간 동안 '이장' 예약이 평년보다 2배나 많다고 합니다. (요즘은 '묘지 ⇒ 묘지' 이장 보다는 '묘지 ⇒ 납골당'의 개장을 통한 이장을 많이 한다고 하네요.)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괜찮다'는 속설이 민간에 전해 내려올 정도로, 윤달과 장례는 오랜 세월동안 밀접한 관련이 있어 왔습니다.
장례업체 뿐만 아니라, 이삿짐 운송업체와 집수리업체들도 '윤달은 손이 없는 날'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각종 할인행사와 경품행사를 준비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첨단 과학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현대사회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윤달에 관련된 속설들은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신은 미신일 뿐이지만, 그래도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들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하고 싶은 건 누구나 같은 마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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