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한 장애인 특성화 대학에서 교수가 수업준비를 소홀히 하고 장애학생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행동으로 논란이 돼 학교 당국이 진상조사를 벌이다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5일 모 대학과 농아인협회에 따르면 이 협회는 지난 4월 이 대학 A교수가 지난해 1학기 15주간의 전공수업 대부분을 수화통역사에게 일임하고는 아예 강의실에 나타나지 않는 등 교육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진정이 있었다며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
조사에 나선 학교측은 학생들로부터 A교수가 수업시간에 자신이 주관하는 학술제 등에 참가자가 적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수업을 중단시키고 강당으로 동원했으며 심지어 다른 교수가 수업하는 도중에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증언을 들었다.
또 수업이나 각종 행사장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학생들의 분노를 샀고 수업 중 질문을 하거나 보충설명을 요구하면 '무식하다'고 면박을 주는 등 제대로 수업을 하려는 의지가 없었다는 학생들의 진술이 잇따랐다.
일부 장애 학생은 진술과정에서 출품작을 제작하던 학생의 엉덩이를 발로 때려 넘어지게 하거나 여학생의 팔뚝 안쪽을 꼬집어 성적 수치심마저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학측은 정식 진상조사위 구성에 앞서 해당 교수에게 소명기회를 주기로 했고 제출한 소명자료에 대해 학생들이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제출하자 아무런 결론 없이 1개월에 걸친 조사를 종결지었다.
학생들은 "몇몇 학생들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에 문제 교수의 근본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그대로 덮어져서는 안된다"며 "특히 조사가 진행되다가 중단된 것은 무언가 분명한 외압이 있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당시 진정을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조사를 했고 해당 교수로부터 소명을 들어 이를 그대로 피해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며 "학생들이 교수의 소명내용을 받아들이고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더 이상 이의 제기를 하지 않기로 해 조사를 종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해당 교수의 학습지도 방법 등에 대해 외부에 다시 이의를 제기한 만큼 조사위원회를 꾸려 재조사에 나서겠다"며 "조사위원회에는 외부 사회단체 인사 등을 참여 객관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천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