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앞으로 다가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는 정치권에 상상을 초월하는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여당 후보와 범야권 무소속 후보간 사상 초유의 대결, 총·대선 전초전 등 이번 선거가 갖는 정치적 의미를 감안할때 선거 결과에 따라 선거 이후의 정국은 물론 내년 총선과 대선구도까지 통째로 흔들리면서 정치지형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면에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야 대선주자들의 입지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나라당 나경원, 범야권 박원순 후보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파장의 강도는 다를 것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의 무소속 '정치실험'이 성공할 경우 기존의 정당정치 제도가 근본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 후보 승리시..與정국주도권 확보·시민세력 위축 = 나 후보가 승리하면 여권은 정국 주도권 확보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안풍'(安風.안철수 돌풍)과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 등으로 촉발된 현재의 위기국면을 수습하고 전열을 갖춰 총ㆍ대선 체제로 나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선 레임덕(권력누수) 가능성을 차단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범야권으로 눈을 돌리면 정치권을 강타한 시민세력의 파워가 위축되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제3세력의 등장 가능성이 약화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지도부 책임론 속에 대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손학규 대표는 당(黨) 후보를 내지 못한 데 이어 당의 총력지원에도 선거에서 패배한 만큼 사퇴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 당은 조기 전당대회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안풍의 후폭풍 속에 주도권을 상실한 민주당이 다시 야권의 중심으로 서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 경우 일정부분 변화는 있겠지만 사실상 여야 정당 중심의 기존 정치질서 틀은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후보 승리시..與 '패닉'·제3세력 가능성 = 박 후보 승리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전체에 미칠 파장은 가히 메가톤급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민주당이 박 후보를 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여야 모두 갓 등장한 시민세력에 무릎을 꿇은 꼴이 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염증에서 비롯된 안철수 돌풍이 박 후보 승리를 계기로 확실한 `실체'로 자리 잡으면서 시민세력이 정치전면에 등장하고, 기존 정치질서는 재편의 길로 내몰릴 수도 있다.
실제 박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고 제3세력으로 남아 내년 총선과 대선국면에서 독자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총선을 전후로 한 제3정당 출현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야의 내부 상황을 보면 여권은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되고 총선과 대선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특히 여권은 선거패배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자중지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 속에 내부에서 변화와 쇄신 요구가 터져 나오면서 자칫 분열국면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의 경우 레임덕 현상이 앞당겨 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입장에선 일단 선거 승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향후 국정을 주도하면서 총선과 대선을 유리한 국면에서 이끌어 갈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후보가 무소속 잔류를 고집할 경우 야권의 중심축이 시민세력으로 이동하면서 당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당장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시민세력이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야 대선주자 입지에도 영향 = 여야의 대선주자들 역시 이번 선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나 후보 승리시 박 전 대표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 질 것이 명확하다. 안풍 여파로 주춤거렸던 '박근혜 대세론'이 강화되면서 차기 권력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같은 논리로 나 후보 패배시에는 박 전 대표가 적지않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박 후보 승리시에는 그의 정치적 동반자인 안 원장이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면서 `박근혜 대항마'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고, 선거를 진두지휘한 손 대표와 문 이사장의 위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박 후보 패배시 이들 3인 모두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