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시카고 상품거래소 건물 유리창에 "우리가 1%다"(We are the 1%)라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시카고의 `반(反) 부자 시위대'가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부착된 이 플래카드를 누가 붙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상위 1%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 플래카드가 갖는 상징성은 자못 크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가 5주째로 접어들면서 시위대의 분명한 타깃이 되고 있는 상위 '1%'가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고 미 abc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상품거래소의 누군가가 붙인 이 플래카드에 대해 "1%가 되기를 원하는 자의 소행일지 모르겠지만 1%는 억만장자들을 뜻한다"며 조소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미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상위 1%는 연 소득 38만달러를 넘는 사람을 뜻한다.
이는 상품거래소에서 고액의 급료를 받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 계층에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abc는 전했다.
이곳에 근무하는 에릭 윌킨슨은 "경제가 잘못된 것은 부자들의 책임이 아니다"고 말했다.
의회나 오바마 대통령이 제대로 할 일을 하지 못해 벌어진 일을 부자들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부자들은 자신들의 세금을 공정하게 납부해 왔다. 더 많이 내라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부자감세'에도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국에서 그 어느 곳보다 1% 부자들이 많은 곳으로 알려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그곳에 근무한다고 밝힌 익명의 한 인사는 트위터에 "시위대는 내 벤츠 승용차를 보면서 나를 거기서 밀쳐 내려고 한다"며 "제대로된 사람이라면 내 차를 보면서 더 열심히 일해서 나도 언젠가 그것을 살 수 있기를 바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공화당 대선 주자중 한 명인 허만 케인은 시위대가 `반 자본주의, 반 시장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기업인 출신인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월가를 비난하지 말라. 대형은행을 욕하지 말라"며 "당신들이 일자리가 없고 부자가 아니라면 스스로를 탓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인은 "자신이 실패했다고 해서 성공한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된다"며 "이 것이 내가 이 시위를 이해할 수 없는 이유이며, 그들이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이해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억만장자로 잘 알려진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시위대는 이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직장을 빼앗으려 한다"면서 "시위대가 몰아내고자 하는 금융인들이 없다면 우리는 시 공무원이나 미화원에게 월급을 주지 못한다"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