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병원에서 특진을 받으려면 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에 받을지 말지를 환자가 선택하게
돼 있지요. 그런데 병원들이 환자들의 급한 처지를 이용해 선택권을 뺏고 있습니다.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
입원을 기다리는 환자들로 가득합니다.
[(병실 기다리시는 겁니까?) 예, 병실이 없어서… (여기 계신 분들은 다 병실 기다리시는건가요?) 네. 대부분 그럴 겁니다.]
입원하려면 특정의대교수를 선택해야 합니다.
[응급실 환자 보호자 : 입원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여기에 입원을 하실 거면 어쩧 수 없을 것이에요.]
고열에 시달리는 아들 때문에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은 32살 김현민 씨도 선택 진료를 강요받았습니다.
병원 측이 입원신청 서류에 교수 이름까지 불러주며 서명을 요구했단 겁니다.
[김현민(32)/응급실 통해 아들 입원치료 : 교수명을 불러주면서 받아적으라고 그랬어요.]
김 씨는 따질 수도, 거부할 수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꼭 해야 하냐고 그래서 물어봤거든요. 꼭 해야 한다고, 거기다 대고 항의를 하고 그럼 애한테 불이익이 돌아올까봐 걱정이 되기도하고.]
퇴원 후 김 씨가 받은 청구서엔 선택 진료비 11만5000원이 추가 부과됐습니다.
지난해 전국 10개 대학병원의 경우, 응급실 입원 환자 중 많은 곳은 90%까지 선택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광덕/한나라당 의원 : 다급하고 궁박한 상태에 빠져있는 환자를 상대로 선택이 아닌 강요를 시키는 행위이고 이로 인해 환자는 의료비를 상당히 가중시키는 잘못된 제도이기 때문에….]
최근 4년간 전국 국립대병원의 진료비 수입은 8조2604억 원.
이 가운데 선택 진료비로만 벌어들인 수입은 6053억 원입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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