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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잇단 폭발…안전사고 비상

입력 : 2011.10.03 09:41|수정 : 2011.10.03 09:46

"불안해 못살겠다" 불안 가중
'유증기' 정전기로도 폭발 '시한폭탄'


<※편집자주 = 지난달 24일과 28일 경기도 수원과 화성에서 주유소 폭발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4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한 두 사고의 원인으로 유증기가 지목되고 있다. 이 주유소들은 모두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됐지만 과징금을 납부하고 영업을 계속해온 사실이 경찰 수사에 밝혀졌다. '도심 화약고'와 다름없는 주유소 폭발사고의 안전실태 및 문제, 안전대책을 3편의 기획기사로 점검해본다>

"주유소라면 질렸어요. 돈이 마련되는 대로 바로 이사 갈 거에요"

지난 9월24일 수원시 인계동의 한 주유소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당시 주유소 인근 건물 2층 집에 있었다던 송영상(62)씨.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마구 뛰고 눈물이 흐른다.

주유소와 집 사이에 세워져 있던 담이 가스 폭발이 일어나면서 무너져 피묻은 시멘트 건물 잔해가 창문을 뚫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주유 중 시동꺼야…"앞차 터질까 불안하고 무섭다"

폭발이 일어난 인계동 주유소 바로 옆에서 11년째 식당을 운영해온 장상용(62)씨는 이번 사고로 식당이 파손돼 이곳을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가 없다.

그는 언제 또 사고 날지 몰라서 불안하고 무섭지만 돈이 없어 다른 곳으로 옮겨갈 처지도 못 된다고 했다.

주유소 종사자들과 손님들의 불안감은 훨씬 커졌다.

주유 중에 만난 강진수(54·수원 영화동)씨는 "내가 조심한다고 해도 내 앞차가 사고 나면 다같이 죽는거 아니냐"며 "주유 중에 시동을 끄는 등 주의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유소 자동 세차장을 이용해온 안순분(54·수원 고등동)씨는 "사고현장과 피해자의 장례식장에도 가 봤다. 내가 그때 그 세차장에 있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머리를 흔들었다.

수원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우리 주유소는 유증기 환풍구가 단 하나"라며 "유조차가 주유소 유류탱크에 휘발유를 옮겨 넣을 때 회수장치가 유증기를 빨아들이는데 그때마다 새어 나온 유증기가 얼굴을 때린다"고 불안해했다.

◇올 상반기 위험물가스제조소서 화재 19건 발생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경기도에 등록된 주유소는 2011년 6월말 기준으로 2천625곳이다. 1년 새 18곳이 증가했다.

주유소가 증가하면서 취급 부주의에 의한 화재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소방방재청 화재조사감찰팀의 2011년 상반기(1~6월) 화재발생현황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부주의에 의한 화재사고가 전체 화재의 51%(1만3천22건)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47건이 유류 취급 부주의에 따른 화재였다.

장소별로는 위험물가스제조소등에서 발생한 사고는 모두 1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6.7% 증가했다.

위험물가스제조소등이란 주유취급소를 비롯해 개별주유저장·주유소 등 휘발유, 경유, 가스 등을 취급하는 장소를 일컫는다.

수원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경기지역 소방서 검사인력은 120명이 채 안 돼 2천 곳이 넘는 주유소를 점검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업주가 정기적으로 자율 점검을 하고 유증기가 체류하지 않도록 자주 통풍시켜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한폭탄 '유증'…휘발유 9g만으로도 폭발

유증기에 의한 폭발은 최근 잇따른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유사석유뿐만 아니라 일반 석유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유증기 위험성은 서울산업대학교 산업대학원 안전공학과 전공자 신상철씨의 '정전기 방전에 의한 자동차용 휘발유의 점화위험성에 관한 연구(2010)' 석사논문에 자세히 나와 있다.

논문에 따르면 연소범위의 하한이 낮아 조금의 증기량만 있어도 연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연소범위 하한인 1.4%는 드럼통 하나의 공간에 휘발유가 약 9g이 존재하면 형성된다.

이는 곧 유증기 1~2%와 공기 98~99%가 혼합가스를 형성하면 인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와 함께 논문은 '드럼통에 휘발유가 가득 찬 상태에서 상부에서 인화돼 연소 중인 것보다는 빈 드럼통에 연소범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더 (폭발 가능성이 커)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옷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로도 유증기는 폭발한다.

소방안전협회 김창대 실무교육 담당자는 "스웨터를 입고 주유할 때 옷에서 발생한 정전기가 주유기 입구에서 샌 유증기와 반응해 불붙는 경우도 있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