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생활·문화

[취재파일] 황우석 다시보기① -사기꾼인가 영웅인가?

한세현 기자

입력 : 2011.09.28 11:54|수정 : 2011.09.28 14:04


황우석 박사는 희대의 사기꾼일까요? 아니면 안타깝게 희생된 영웅일까요?

제가 비록 지금은 기자로 일하고 있지만, 한때는 수의사였던지라 주변에선 황우석 박사에 대해 많이 물어보시곤 했습니다. 일부 시청자들께선 제게 메일을 보내 당신의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황 박사를 둘러싼 이야기의 전말이 몹시 궁금했습니다.

사실,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논문이나 언론보도를 접하지 않고서 특정 연구에 대해 자세히 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그만큼 연구라는 작업은 복잡하고, 은밀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황우석 연구팀에 대한 논문과 언론보도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또, 연구팀에 몸담았던 선배들을 만나고, 직·간접적으로 황우석 연구팀에 대한 이야기와 정보를 접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무 자르듯 딱 잘라 얘기는 어렵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100% 진실 혹은 100% 거짓이란 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황우석 박사를 둘러싼 논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아직 관련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고, 여론도 여전히 찬반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전 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줄기세포 사업이 시들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던 지난 16일,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대에서 열린 '줄기세포 연구개발(R&D) 활성화 및 산업경쟁력 확보 방안 보고회'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단순히 검토가 아니라 신속하게 대처하겠다. 내년도 R&D 예산에 (줄기세포 연구 지원이)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과감하게 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후 라디오 연설에서 등에서도 수차례 줄기세포에 대한 지원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런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황우석 박사도 5년 반 만에 언론과의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황우석 박사 파동이 이후, 우리는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을까요? 더 성숙하고 바람직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을 더 배우고 더 반성해야 할까요? 황우석 박사 사태는 과학기술이 국민과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되는 의미와 그 과정에서 겪는 혼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과학과 정치와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동시에 과학이 사회적 주목을 받기 위해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사람은 유명해질수록 신화가 따라붙게 됩니다. 과학자도 마찬가집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유레카'로, 뉴턴은 '사과나무'로 신화를 얻었습니다. 신화들은 과학자의 천재성, 성과의 위대함 같은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범인은 흉내 내기도 어려운 ‘영웅’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황우석 박사도 사회적 명성이 높아질수록 그에 걸맞은 신화가 주어졌습니다. 바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연구에 헌신한 과학자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과학자들의 신화가 순전히 없는 사실을 거짓말로 지어낸 이야기는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황우석 박사에게 주어진 신화도 전부 거짓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만약 그것이 과장됐거나 부풀려졌다면 사람들은 신화를 믿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그것이 사실 그대로이면 사람들에게 주는 감동이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과학자의 신화에는 언제나 딱딱한 과학적 사실과 더불어 그것을 돋보이게 만드는 수사학적 표현이 곁들여져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황우석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에게 입혀진 신화를 살짝 걷어내고, 그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황 박사를 비난하거나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앞으로 이런 혼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건 작게는 황우석 개인이 걸어온 길에 대한, 크게는 과학과 정치의 관계가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에 대한 성찰일 것입니다. 부족했던 부분은 부족한 대로, 잘된 부분은 잘된 대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황우석 다시보기② - 정상에 서기까지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