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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적합업종 선정에 대형업체 각양각색 반응

입력 : 2011.09.27 18:03

CJ "큰 문제 없다"···아워홈 "최대한 수용"
샘표·풀무원 "간장·두부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는데"
PC·내비게이션·레미콘 업계는 '경계심' 드러내


동반성장위원회가 27일 고추장과 된장 등 16개 품목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해 발표한 것에 대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계는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식품업계나 제조업체는 우선 자사의 제품이 적합업종으로 선정됐는지와 해당 사업의 비중에 따라 입장이 엇갈렸다.

식품업계의 선두 격인 CJ제일제당은 일부 품목이 적합업종에 선정됐지만 큰 문제가 없어 위원회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막걸리는 중소기업 제품을 유통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고 확장자제 품목일 뿐 사업이양 대상이 아니므로 기존대로 유지하면 되며 장류는 정부 조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아워홈은 순대와 청국장이 각각 확장자제 품목으로 선정됐지만,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이라서 큰 영향은 없는 상태고 위원회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확장 자제라는 게 어느 선까지인지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다"며 "위원회와 협의해 최대한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간장을 만드는 회사로 창업했고 여전히 주 생산품목으로 유지하는 샘표는 장류가 확장 자제 품목에 포함돼 일단은 당혹스런 처지다.

만약 대기업의 기준을 종업원 300명 이상으로 정한다면 샘표도 이에 해당하고 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샘표 관계자는 "아직 기준이 명확하게 확정된 것이 아니고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일단 지켜 보겠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두부는 일단 1차 품목에서 제외됐지만, 풀무원은 두부를 중기 적합품목으로 선정하는 것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애초에 다섯 명 안팎의 소규모 두부회사로 시작해 성장했고 현재 두부가 전체 회사 매출의 40%나 차지한다"며 "계속 협의를 하겠지만 우리는 두부 사업이 잘되니 영역을 확장한 게 아니므로 제한을 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기업은 논의 자체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세계화 시대에 외국 식품이 다 들어와 경쟁하는데 특정 품목을 중소기업에만 맡겨 두겠다는 것은 한식의 세계화라는 가치와도 어긋난다"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정신에 맞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의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것을 보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많지만, 혹시라도 불이익이 있을까 우려돼 달리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LG생활건강은 앞서 밝힌 대로 고체형 세탁비누 사업을 포기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별히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없다"며 "함께 잘 살자는 자원에서 하는 취지이므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확장 자제가 권고된 재생타이어 사업과 관련해 한국타이어는 외국 유명 업체가 재생타이어 사업을 늘려가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에만 축소를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지만,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일부 진행되고 있다"며 "권고에 따라 일부 축소는 하겠지만, 사업을 접지는 않고 3년 간 운영하다가 이후 사업방향을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재제조부품이 진입자제 품목으로 선정됐지만 이 분야 진출을 추진 중인 현대글로비스는 "진입자제라고는 하나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서로를 육성해야 할 부문이라서 어느 역할을 할 것인지 재제조협회와 자율적으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제외된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후를 의식하는지 대체로 선정에 반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선정에서 데스크톱 PC가 제외된 것에 관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상식적으로 데스크톱 PC를 중소기업 업종이라고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반응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컴퓨터 산업이 모바일 쪽으로 옮겨가는 데다 노트북 비중이 커지는 추세여서, 적합업종으로 선정된다 하더라도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내비게이션도 대상에서 빠졌지만, 업계 1위 업체인 삼성계열 서울통신기술도 "이미 통신사업자가 내비게이션 사업에 진출한 상황에서 적합업종 선정은 아이러니"라며 "해당 업체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커가는 마당에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현대모비스 측도 내비게이션이 자금과 기술력이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향후에라도 적합업종으로 선정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동양과 아주산업, 유진기업 등 레미콘 대형업체들은 일단 레미콘이 적합업종에서 제외되자 안도하면서도 이후 위원회의 칼끝이 다시 겨눠지지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레미콘은 쉽게 굳는 특성 때문에 지역별로 업체가 분산돼 있어 대형회사라고 시장을 독식할 수 없고 단지 규모만으로 영업을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대형사가 이미 공공입찰에서 참가 제한을 받고 있으므로 적합업종 지정은 이중 규제라는 불만도 나왔다.

한 레미콘 대형사 관계자는 "레미콘은 대형업체조차도 해당 회사의 유일한 사업 부문인 경우가 많아 만약 적합업종에 지정되면 회사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위원회가 앞으로도 잘 판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