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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높아 지고 구름은 한가롭습니다. 여름 휴가만 바라보던 직장인들은 이제 다음 휴가가 언제일지 까마득합니다. 여름의 한가운데 있을 때는 덥기만 하고 고마운 줄도 몰랐는데 이제 추워지기 시작하니까 벌써부터 여름이 그리워 집니다.
우리들은 가장 행복한 순간이 지금이라는 생각을 잘 못하죠. 그래서 추억은 언제나 그리움과 같이 오는 것 같습니다. 해운대의 한여름 밤은 젊음과 낭만의 공간입니다. 해운대에 취재 갔던 게 바로 어제 같은데 순식간에 가을이 되었습니다.
사실 해운대에 취재 갔던 건 피서지 양심 불량인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쓰레기와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휴양지의 실태를 고발한다는 것이 주제였죠. 밤새도록 바닷가 모래밭에 앉아 얘기하고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 아침이면 쓰레기가 넘쳐나지만 옛날에 비해서는 정말 좋아졌더군요. 취객 소동도 많이 줄었고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굉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에 이렇게 활기 넘치는 곳도 드뭅니다. 유명한 외국 해수욕장이 더 깨끗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낭만이 한데 어우러져 역동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곳은 해운대가 최고라는 생각입니다.
에바 알머슨의 그림은 그 여름을 화려하게 또는 소박하게 보냈던 우리의 일상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운대의 젊은 커플들처럼 일광욕을 즐기고 있군요. 바닷속을 헤엄치며 물고기들과 놀고 있는 꿈을 꾸면서 말이죠.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연인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던 여름.
그에게 고백을 하려고 꽃을 준비하던 분도 계시겠죠?
사랑을 고백한 그 분은 분명 꽃이 되었을 겁니다.
지난 여름
항상 아이들만 떠올리면 웃음짓는 옆집 아저씨가 있었고
다정하게 산책하고
포옹하는 부부가 여름의 축복을 받았을 겁니다.
남들 다 가는 휴가를 못 갔어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 고생하시던 아주머니는 자신의 노력을 흐믓해 합니다.
머리에 꽃을 달고
당신의 수호천사가 되기를 기도하던 당신.
한여름밤의 꿈은 이루어졌을까요?
바닷가에서 하늘을 향해 점프하며 웃던 시간들은 흘러가고
이제는 집에서 여름을 추억하며
당신이 행복해 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꽃에 물을 주면서 말이죠.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이었지만
올해는 더 특별한 여름이었기를 소망합니다.
가을도 겨울도 앞으로 이어질 우리의 일상이 언제나 아름답길 기도합니다.
아프거나 불안한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얼마나 소망하는지 모릅니다. 의무복무 하던 시절 전역날을 기다리던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일상이 있고 평범한 즐거움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행복이니까요.
지금 행복하시죠?
취재협조 - 해운대, 롯데갤러리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