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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서 아이 3도 화상…보호구역 있으나마나

문준모 기자

입력 : 2011.09.21 21:02|수정 : 2011.09.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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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맹자 어머니는 자식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를 했다는 말도 있는데, 우리나라 상당수의 초등학교는 유해 환경에 둘러싸여있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 그린푸드존, 안전지대 뭐 이렇게 다양한 이름의 보호구역을 지정해놓기는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망우동의 한 초등학교.

한 남자가 교문 앞 횡단보도를 뜨거운 페인트로 도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접근을 막는 안전펜스나 안전요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후 초등학생 한 명이 주저 앉아 있고,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손을 짚고 넘어져 왼손과 다리에 3도 화상을 입은 겁니다.

이 사고는 어린이 보호구역, 스쿨존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장성연/피해 학생 아버지 : 더군다나 어린이 보호구역내라 누구든지 아이들을  보호해야하는 의무가 있는데 소홀하게  해서 아이들이 다쳤던 점이 참 부모로서 가슴이  아프고요.]

학교 주변엔 여러 보호구역이 설정돼 있지만, 있으나마나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

학교 주변 300m 이내는 차량이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해야 하는 스쿨존입니다.

그러나 제한속도를 넘는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등하교 시간마다 아찔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주정차 금지 푯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법 주정차 차량들도 줄지어 있습니다.

학교 주변 어린이 사고건수도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학교 주변 200m 이내는 환경위생 정화구역입니다.

유흥주점이나 술집, 숙박시설 같은 청소년 유해 업소가 가급적 들어서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학생들의 하교길을 따라가면서 유해한 유흥업소가 몇 개나 있는지 점검해보겠습니다.

학교에서 100m 안에 이른바 '티켓다방'이 4개 이상 있고, 선술집도 눈에 띕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 아주 위험하죠. 없어야죠, 유해 업소가. 근데 (개업) 허가를 내주는데 어떡해요.]

초등학교 주변으론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과 금연구역도 설정돼 있지만,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조영/한국YMCA 청소년팀 간사 : 관리를 담당하는 부처나 소관들이 매우 다양하고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실제 각 보호구역 별로 담당기관이 모두 다르고, 실제 관리는 학부모나 교사에게 떠맡기는 식이 많습니다.

초등학생들을 유해한 환경에서 보호하기 위해선 허술한 보호구역 관리를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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