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그룹 구명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내주 소환 조사키로 하면서 긴장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치권은 부산저축은행과 정·관계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면 불똥이 정치권으로 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장 보선을 포함한 10.26 재보선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여야 현역의원 7-8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풍문'이라며 일축하는 분위기다.
국회 저축은행국정조사특위에 참여했던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온갖 설이 떠돌았지만 실체가 있었느냐"며 "내가 듣기로는 `박태규 리스트'에 여당의원 이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박씨가 애초 국회를 상대로 로비를 했다면 부산 출신 의원들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직 정치인이 아니라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과 청와대 주변의 권력 실세들에게 주로 공을 들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은 한결같이 펄쩍 뛰면서 박씨와의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한나라당 A 의원은 "언론보도를 보고 나를 지목한 모양인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박씨를 만난 기억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그 사람을 아예 모른다. 황당한 얘기"라고 말했다.
B 의원도 "최근 정치권에 도는 사설 정보지에 내 이름이 올라갔던 것 같은데 나는 박씨와 일면식도 없고 전화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중진인 C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박씨가 올해초 2차례 C의원에게 `언론인들과 저녁약속을 잡았으니 함께 하자'는 전화를 한 적이 있었으나 며칠 뒤 그 약속이 취소됐다고 하더라"며 "전화통화는 했지만 따로 만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진인 D 의원은 최근 당 소속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양이 우습게 됐다. 그러나 나는 절대 박씨를 모른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E 의원도 박씨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했고, F 의원도 "내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도 아닌데 왜 거론되는지 모르겠다. 빨리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검찰이 홍보수석이든 누구든 즉각 수사를 하면 되는데도 혐의 사실을 청와대에 통보하고 사표를 내도록 해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청와대 사람들이 관여된데 대해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