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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뜨자 바가지 기승…'명당' 가격 수억원

문준모 기자

입력 : 2011.09.12 20:35|수정 : 2011.09.1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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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우리가 성묘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전국 어디나 묘지가 너무 많지요. 그래도 요즘은 수목장 같은 새 장묘문화가 빠르게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갖고 장난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준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작은 소나무 앞 30cm 너비의 구덩이 안으로 조심스럽게 유골함이 내려집니다.

80여 년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사신 어머님의 마지막 길.

유골함 위로 한 삽씩 흙을 덮으며 나무와 함께 영면하게 될 고인을 생각합니다.

[박복식/유족 : 말대로 자연 그 상태로 돌아가셨으니까 너무나 본인도 좋아하실거라고 믿습니다.]

최근 10년간 화장 인구가 2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분골을 나무 아래 안치하는 수목장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국유 수목장림인 이 곳은 문을 연 지 2년여 만에 추모목 2009그루 가운데 86%의 분양이 완료됐습니다.

최근엔 포화상태인 국립묘지에까지 수목장을 도입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하는 방안까지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가지 요금과 관리부실 등 일부 사설업자들의 횡포는 수목장 확대를 가로막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사설 장묘공원.

시중에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소나무와 주목나무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 한 그루를 여러 가족이 공유하는 공동 수목장의 경우 분양비용은 수백만 원 정도지만, 한 가족만 쓰려고 하면 수천만 원을 호가합니다.

명당으로 꼽히는 자리는 수억 원까지 나갑니다.

[장묘업자 : 여기서부터가 시작인 겁니다. 이 수목장 전체의 혈이 굉장히 좋은 자리예요. (분양가로) 책정된 게 4억 책정돼 있어요.]

절에서 운영하는 이 곳은 허가도 받지 않고 한 그루당 400만원씩 받고 나무를 분양하고 있습니다.

계단도 없는 좁고 가파른 계단식 묘지 위에 한 그루라도 더 놓으려고 어린 나무를 빼곡하게 심었습니다.

[주지승 : (무허가라는 건) 알고 들어오는 거니까. 그렇다고 해서 (수목장) 자체가 없어질 게 아니고, 절을 지어놓은 상태니까 제가 있는 때까지는 관리 다 되는 거니까.]

무허가 수목장의 경우엔 분양받은 나무가 천재지변으로 유실될 경우, 제대로 보상받기 힘듭니다.

수목장을 분양받을 경우, 우선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를 받았는지 확인한 다음 약관상 보상규정과 관리규정을 꼼꼼하게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설민환, 영상편집 : 이용한,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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