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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리포트] 그리스 국가 부도 임박설

이현식 D콘텐츠 제작위원

입력 : 2011.09.10 09:17|수정 : 2011.09.12 13:24


<앵커>

한 주간의 국제경제 소식 알아보는 월스트리트 리포트입니다. 뉴욕 연결하겠습니다.

이현식 특파원! (네, 뉴욕입니다.) 오늘(10일) 뉴욕과 유럽 증시가 크게 떨어졌죠? 그리스 국가부도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시장을 흔들었죠?

<기자>

오늘 뉴욕증시는 3%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그리스가 이번 주말에 결국 디폴트를 선언하고 두 손 들고 말 것이다, 이런 소문이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그리스는 외채를 20% 가량 탕감받기 위해 이른바 '헤어컷' 협상을 채권자들과 벌여왔는데요, 그게 별 진전을 못 보고 있습니다.

땅이나 국유기업 등을 팔아서 빚을 갚는 것도 진행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지금 그리스 2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64%, 1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98%에 이릅니다.

사실상 디폴트가 채권가격에 반영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견디다 못한 그리스 정부가 이번 주말에 결국 디폴트를 선언할 거라는 소문이 해외증시를 뒤흔든 겁니다.

그리스 정부는 "완전히 쓰레기같은 소문이다", "그리스 정부는 앞으로도 꾸준히 빚을 갚아나갈 것이고, 오늘도 18억 유로의 빚을 갚았다"면서 소문을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앵커>

그런데 독일이 그리스 국가부도를 막아주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제기됐다고요?

<기자>

독일에 대해서 제가 늘 '유로존의 최후 보루'다 이런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유로존의 불량 신용국가들이 하나씩 쓰러질 때 결국 그걸 다 받아줄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나라가 독일 뿐이라는 얘기인데요, 그런 독일이 그리스 국가 부도를 막아주는 게 아니라 그리스가 국가부도를 낼 것으로 보고 그 경우에 대비하고 나서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자국 은행들이 금융시장 혼란에 휩쓸려 쓰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서 이를 의회에 보고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습니다.

또, 유럽중앙은행 ECB 안에서 독일의 입장을 대변하던 유르겐 슈타크 집행이사가 사퇴한다는 소식도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슈타크 집행이사는 남유럽 부실국가들에게 퍼주기 하듯이 독일이 돈을 대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는데 결국 이사회 내 의견차이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다는 겁니다.

그만큼 지금의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 신용위기에 대한 대처에 혼선이 많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져서, 오늘 투자가들이 주식시장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는 큰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유럽과 뉴욕증시, 얼마나 떨어진 거죠?

<기자>

뉴욕증시는 장중 점심시간쯤해서 그리스 관련 루머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낙폭을 키웠습니다.

막판에 저가 매수세가 조금 들어오긴 했지만 다우지수는 303.68포인트, 2.7퍼센트가 떨어져서 1만 992.13으로 마감했습니다.

이에 앞서 끝난 유럽증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4퍼센트, 프랑스 파리 증시가 3.6퍼센트 떨어지는 등의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뉴욕증시는 지난 6일간 5일을 떨어지면서 5퍼센트 가량 내려앉았는데요, 최근 24 거래일 가운데 18일은 세자릿수 변동폭을 보였습니다.

장이 그만큼 불안불안 하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이럴수록 돈은 주식 같은 리스크 자산을 떠나서 미국 국채로 몰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사겠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늘 수익률이 1.9퍼센트까지 떨어졌는데요, 다시 말해 미국 채권의 값이 6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앵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고용증진 법안을 의회에서 연설했는데, 시장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연설 참 잘한다는 반응이 1차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연설 내용의 실현성과 실효성에 대해 시장 반응이 뜨뜻미지근 했다는 게 문제가 되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증진을 위해서 근로소득세 감세, 실업수당 증대, 공공 건설프로젝트 확대 등 3천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어 왔는데 어제 연설에서는 규모가 무려 4,470억 달러, 우리 돈 450조 원으로 훨씬 커졌습니다.

이런 재정을 투입할 수 있다면 중저소득층의 단기 일자리 창출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문제는 이 법안이 과연 미국에서 의회를 통과할 수 있겠느냐는 건데요, 그렇지 않아도 야당인 공화당은 정부가 쓰는 돈 1달러 중에 40센트는 빚 낸 거라면서 정부 빚 문제를 최대 쟁점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어제 연설은 정치적으로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야당 공화당에 대해서 지금 이 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신들은 국민의 심판을 받고 떨어질 것이다라고 하는 일종의 대선 전초전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히 주목되는 정치적 싸움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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